소리 없이 증가하는 실명 질환, 황반변성 5년 새 2.5배↑

권선미 기자 2024.11.07 09:57

신생혈관 생기는 습성이면 안구 내 주사 치료 받아야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의 신경 조직인 황반에 노폐물이 쌓이면서 점차 시력을 잃는 실명 질환이다. 눈 가장 안쪽에 위치한 망막은 특히 시세포가 밀집해 있다. 황반변성은 시력의 90%를 담당하는 황반에 신생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자라면서 침범해 실명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스스로 인지하지 못할 만큼 서서히 시력이 떨어지고 사물이 휘거나 뒤틀려 보인다. 황반변성은 특히 나이가 들수록 망막 기능 저하로 발병 위험이 커진다. 그래서 나이관련 황반변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늙으면 잘 안보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쳐 실명에 이를 수 있다. 특히 망막에 노폐물이 쌓이면서 망막색소상피 위축 등 증상이 나타나는 건성 황반변성에서 신생혈관이 형성되는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하면 출혈과 망막이 붓는 증상을 동반하면서 영구적인 시력 소실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치료로 질병 진행을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분당제생병원 안과 길현경 주임과장은 “황반변성은 특히 50세 이상의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고 세계적으로 노인 인구의 실명을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며 “황반변성의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령, 흡연, 비만, 심혈관계 질환”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20만471명이었던 황반변성 환자 수가 2023년에는 49만7338명으로 늘어 최근 5년 동안 약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관련 황반변성의 90%가량은 실명 위험이 떨어지는 건성 황반변성이다. 길 주임과장은 “건성 황반병선 초기에는 시력 저하나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지만, 점차 진행할 경우 시력이 감소하고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되면 시력이 저하하고 가까이 있는 물체를 볼 때 휘어지거나 뒤틀려 보이게 된다”고 말했다.

습성 황반변성은 안구 내 주사인 항체 주사 요법으로 치료한다. 망막 아래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을 퇴행시켜 추가적인 시력 손실을 막으면서 실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도한다. 길 주임과장은 “습성 황반변성 초기부터 치료하면 질병 진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행성 질환인 황반변성은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치료 시점이다. 황반변성으로 파괴된 시세포는 회복이 불가능하다. 안구 내 주사 치료로도 추가적인 시세포 손상을 막을 뿐이다. 아직 보인다고 방심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황반변성은 양측성이다. 한 쪽 눈에 황반변성이 생겼다면 5년 이내 다른 쪽 눈에도 황반변성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늦어도 50세 이후부터는 시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망막, 시신경, 망막 혈관 등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안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했다면 가급적 빨리, 그리고 지속적으로 질병 활성도를 낮추는 안구 내 주사 치료를 받아야 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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