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통풍·女 관절염…중년 이후 부부 건강, 서로 챙기세요

박정렬 기자 2021.05.20 09:41

놓치기 쉬운 배우자 건강 문제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부부가 서로 건강해야 가정의 행복을 지킬 수 있다. 특히 근력 감소, 호르몬 변화 등 건강 변화가 극심한 중년 이후에는 건강 상태를 서로 체크해주며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편이 모르는 아내의 병, 아내가 잘 모르는 남편의 건강 문제를 짚어본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기름지고 짜게 먹는 남성 '대사 질환' '통풍'

중년 남성은 복부비만,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지혈증 등 여러 성인병을 복합적으로 가진 대사증후군 발병률이 높다. 복부 비만과 몸에 좋지 않은 중성 지방의 증가, 몸에 이로운 HDL콜레스테롤 감소, 혈압 상승, 혈당 상승이 동반된 상태다.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심장 혈관이나 뇌혈관 질환의 위험성이 건강한 사람보다 훨씬 높다.


중년 남성은 흡연, 음주, 기름진 음식이나 짜게 먹는 등 생활습관 문제로 유병률이 높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내과 손효문 센터장은 “대사증후군이 아니더라도 남성의 허리둘레가 90cm가 넘으면 대사증후군이 생길 위험이 크다”며 “식습관과 생활 습관 관리가 필요한데, 과식을 하거나 음주를 한 후에 바로 잠을 자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중년 남성은 대사 이상으로 생기는 통풍도 조심해야 한다. 체내에 요산이 과다하게 축적돼 요산이 결정 형태로 관절 조직에 쌓이면 급성 염증으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요산은 식습관과 음주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데 평소 기름진 음식과 술을 많이 먹고 적절한 운동을 하지 않는 40~50대 중년 남성은 주의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9년 국내 통풍 환자는 45만여 명으로 남성이 92.3%를 차지한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인구 집단은 40~50대 남성이다. 비만이거나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평소 건강한 식이를 유지하고 금연, 금주하며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대사증후군과 통풍 모두를 예방할 수 있다.
 
갱년기 이후 발병률 급증 '퇴행성 관절염' '수근관 증후군'
가사를 도맡아 하는 아내들은 관절통에 노출되기 쉽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구조적으로 무릎을 잡아주는 대퇴 근력이 약하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여성호르몬 감소와 반복되는 가사일로 인한 무리한 관절 사용 등으로 퇴행성 관절염 위험이 급증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국소적인 관절에 점진적인 관절 연골의 소실로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강진우 원장은 "가사일 중 무릎을 꿇거나 장시간 쪼그려 앉는 자세 등이 퇴행성 관절염 위험을 키운다"며 "임상에서 심한 관절염으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여성이 남성보다 10배 가량 많다"고 말했다.

여성에게 특히 유병률이 높은 관절 질환으로 수근관증후군도 꼽을 수 있다. 손목의 바닥 쪽에 뼈를 가로질러 붙어있는 인대 안으로 신경과 힘줄이 지나는 수근관이 있는데, 손목을 자주 사용하면 힘줄이 부어올라 수근관을 지나는 신경을 눌러 수근관증후군이 발생한다. 

강진우 원장은 “수근관증후군은 남성보다 여성이 5배 이상 많이 겪는 질환으로, 실제 40~60대 중장년층 여성이 진료실을 많이 찾는다”며 “일시적인 손저림이 반복되더라도 병원을 찾지 않다가 통증이 심해지거나 감각이 무뎌지고 엄지손가락 근육의 위축이 생겨 손의 기능이 크게 떨어져야 병원을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중년 이후 여성들은 설거지나 집안일을 하다가 손목이나 손이 저린 증상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 때 손바닥을 자주 벌려 손목에 전달되는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더운 물에 20~30분씩 찜질하거나 손목을 자주 마사지 해주는 것이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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