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면 쑤시는 무릎, 증상 따라 찜질 온도 다르게 맞추세요

박정렬 기자 2021.06.04 09:17

퇴행성 관절염 오해와 진실

장마철이면 무릎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주름살이 깊어진다. 평소보다 통증 강도가 심해 야외 활동이 꺼려지는데다, 칙칙한 날씨에 기분마저 우울해지는 이중고를 호소한다. 실제로 비 오는 날처럼 대기압이 낮아지는 환경에서는 상대적으로 관절 내 압력이 상승해 조직 팽창으로 인한 신경자극 통증이 악화하게 된다. 외부 습도가 높아지면, 체내 수분이 증발하지 못해 관절 내에 물이 차서 통증이 가중될 수 있다. 관절염과 인공관절 수술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서울특별시 서남병원 김영후 인공관절센터장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관절염 통증 완화에는 냉찜질? 온찜질?

증상에 따라 찜질 온도를 다르게 해야 한다. 관절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열감이 있는 경우에는 냉찜질을 통해 관절 주위의 염증과 통증을 감소시키는 것이 좋다. 반면, 관절 주위가 붉지 않고 쑤시고 아픈 경우는 온찜질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온찜질을 하면 혈액순환이 개선되며 통증이 진정된다. 근육의 경련을 풀어주는 효과도 있다. 40~42도 정도로 약간 뜨거운 물에서 10~15분간 온욕이나 반신욕을 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된다. 

관절 건강을 위해 무조건 운동해야 한다?
운동도 과하면 독이 된다. 관절염 환자에게 근육 강화 운동은 필요하지만 줄넘기, 달리기와 같이 충격이 강한 운동은 오히려 증상 악화의 ‘씨앗’이 된다. 물속이나 평지에서 걷기, 실내 자전거 타기처럼 무릎에 부하가 적게 걸리는 운동을 하는게 더 좋다. 중요한 것은 적정 체중 유지다. 체중이 1kg만 증가해도 무릎이 받는 하중은 5kg 는다. 다만, 먹지 않고 빼는 방식은 오히려 골다공증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

관절염에는 인공관절 수술이 유일한 치료다?  
관절염 초기에는 냉·온찜질,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이 도움된다. 필요한 경우 의사의 처방에 의해 진통소염제와 같은 약물을 복용할 수 있다. 연골이 많이 소실되긴 했지만,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에는 이른 중기 관절염에는 관절내시경 수술을 통해 일시적으로 통증을 관리할 수 있다. 관절염 말기는 연골이 완전히 없어져서 뼈와 뼈가 부딪혀 아프고, 앉았다 일어날 때 또는 걸을 때 우두둑 소리가 나며 다리가 O자 또는 X자 형으로 휜다. 닳아진 연골은 자연 회복이 불가능하다. 이때는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만 통증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관절염에 소위 파스라 부르는 진통소염제가 도움이 되나? 
피부를 통해서 진통 소염제가 관절 내로 흡수가 되기 때문에 위장 장애 등으로 약을 복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도움이 된다. 다만, 한 부위에 너무 오래 붙이거나 반복해서 붙이면 피부질환이 생길 수 있고 또 도배하듯이 관절 전체를 감싸서 붙이는 것도 좋지 않다. 

서울특별시 서남병원 김영후 인공관절센터장

만성질환자는 인공관절 수술이 어렵다?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등과 같은 만성질환 환자는 수술이 안 된다는 편견이 있지만, 적절한 내과적 치료 후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 후 대개 하루 반 정도가 지나면 스스로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된다. 대부분 수술 후 2주일 정도면 퇴원한다. 

집안일만 해도 관절염이 악화할 수 있다?
건강한 관절을 위해 가장 피해야 할 행동이 쭈그리고 앉아 빨래하거나 걸레질하는 것이다. 무릎 관절의 물렁뼈를 빨리 손상시켜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무거운 물건을 반복해서 옮기거나 같은 자세로 장시간 있는 행동 역시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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