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환자 급증…10명 중 8명이 40·50대

김진구 기자 2016.09.19 14:54

지난해만 9만명 이상…평소 일기 써두면 감정 변화 패턴 파악하기 쉬워

50대 직장인 윤명준(가명)씨. 아내 남인숙(가명)씨를 제외한 윤씨의 가족은 요즘 남씨의 눈치를 살피기 바쁘다. 부쩍 남씨의 감정 기복이 심해진 탓이다. 한동안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기운이 넘치는가 하면 또 한동안은 한없이 무기력해진다. 결국 윤씨는 아내를 설득해 병원을 찾았다. 갱년기 증상 중 하나쯤으로 생각했던 부부에게 의사는 '조울증' 진단을 내렸다.

조울증은 들뜬 상태인 조증과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는 우울증이 번갈아 나타나는 정신장애로 ‘양극성 장애’로도 불린다.

단순히 기분 변화가 심한 것과 달리 조증 혹은 우울증의 기간이 주기적으로 번갈아 나타난다. 일상적인 기분 변화의 경우 수면이나 식욕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과 달리, 병적인 기분 전환은 수면 감소와 식욕 변화를 야기한다.

최근엔 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조울증 치료를 받은 환자는 9만2000명으로, 2011년 6만7000명보다 2만5000명이나 늘었다. 매년 8.4%씩 늘어난 셈이다.

전체 진료인원 3명 중 1명이 40~50대 중년층이었다. 지난해 기준 40대가 20.8%(2만233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대 19.2%(1만8624명), 30대16.8% (1만6345명), 20대 13.5%(1만3122명) 등의 순이었다.

   
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완치 어려워…몸이 보내는 단서 잘 포착해야

조울증은 정신과적 상담과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진단 결과 조울증이 의심되면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를 병행한다.

다만 꾸준히 약을 복용하더라도 때때로 나타나는 조증과 우울증을 완벽하게 피할 수 없다. 치료를 통해 완치에 가깝게 이르더라도 재발이 잦은 편이기 때문에 스스로 기분 변화를 일찍 파악하고 더 심각해지기 전에 막는 게 중요하다.

조울증을 처음 앓게 되면 극도로 변하는 기분 때문에 놀라기 쉽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증 혹은 우울증이 시작되는 신호와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보통 수면패턴, 활동력, 알코올 의존 정도, 성적 충동, 자아존중감, 집중력 등의 변화로 시작을 추측할 수 있다.

기분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기를 쓰는 것이다. 그날 일어난 사건이과 그에 따른 감정, 스트레스, 약 복용량, 수면 시간을 기록하면 패턴을 파악하기 쉽다.

약 복용할 땐 커피·샴페인·포도 삼가라

조울증을 진단받고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커피와 샴페인, 포도와 같은 음식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우울함을 느끼는 시기에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면 기분이 더 저조해지기 쉽다. 더불어 불안 및 조증 관리에 사용되는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클로노핀·자낙스·발륨·아티반)의 진정 효과를 떨어트린다.

복용하는 약이 신경전달물질을 활성화하는 MAO 억제제 계열이라면 바나나·샴페인을 피하는 게 좋다. 이 MAO 억제제는 교감신경계를 활상화하고 티라민 분해 능력을 억제해 심각한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포도 역시 특정 조울증 약의 혈청 농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벤조디아제핀 약물을 포도와 함께 먹으면 과도한 손상 또는 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처음 약을 복용하거나 약이 변경된다면 의사나 약사에게 식이 상담을 받은 후 안전하게 복용하여 약물의 최대 효과를 얻도록 한다.

   
출처: 한국형 기분장애 질문지의 타당화 연구, 전덕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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