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게 더 흔한 어지럼증, 월경 탓일까?

박정렬 기자 2017.03.15 08:49

男보다 女 환자 1.9배 많아. 빈혈보다 뇌·귀 문제일 가능성 커

어지럼증은 누구나 경험한다. 배나 자동차를 탔을 때 느끼는 멀미(생리적 어지럼증)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이런 감각을 느끼는 경우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여성의 경우 빈혈부터 의심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거와 달리 빈혈보다는 스트레스, 전정기관와 뇌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잦아서다.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윤지영 교수는 "어지럼증은 초기에 원인을 구분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만성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특히 어지럼증 자체는 심하지 않더라도 갑작스러운 두통이나 마비 증상, 균형장애, 보행장애, 발음장애 등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뇌졸중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남성보다 여성 환자 1.9배 많아
어지럼증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잘 겪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 여성 54만 8578명, 남성 28만 7381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약 1.9배 많았다. 여성 환자는 50대가 가장 많고 이어 60대, 70대 순이었다. 윤지영 교수는 "중장년층은 갱년기 증상의 일부로 어지럼증을 겪을 수 있다"며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전정기관의 노화가 진행으로 균형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어지럼증 증상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은 귀의 전정기관 이상으로 발생하는 말초성 어지럼증과 뇌의 문제로 발생하는 중추성 어지럼증이다. 보통 전자는 주위가 빙빙 도는 느낌, 후자는 아찔하고 기절할 것 같은 느낌으로 표현되곤 한다.

말초성 어지럼증은 감각 정보를 활용해 몸의 중심을 잡는 전정기관의 이상으로 발생한다. 이 곳에 염증이나 이석 등 이상이 생기면 감각 처리가 제대로 안돼 어지럼증이 유발된다. 어지러워도 걷거나 몸을 가눌 수 있는 정도다.

만일 자세가 불안해 앉고 서는게 어려울 정도면 중추성 어지럼증을 위심해야 한다. 뇌졸중이나 뇌종양 등 심각한 질환의 동반 증상인 경우가 많다.
 

중추성 어지럼증은 전정기관에서 보낸 신경정보가 소뇌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뇌간·소뇌의 이상으로 중추신경이 신경정보를 해석하는 데 오류가 생겨 발생한다. 대표적인 것이 뇌졸중으로 인한 어지럼증이다. 뇌졸중으로 뇌 혈액순환에 이상이 생기면 소뇌에 혈액이 잘 공급되지 않기 때문.
 

▶몸이나 머리를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물체가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거나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복시 증상) 증상이 수 분간 이어지는 특징이 있다. 윤지영 교수는 "특히 뇌졸중 고위험군인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을 보유한 환자가 갑자기 어지럽고 비틀거리는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면 중추성 어지럼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정기관 건강에는 계단을 오르내리는 운동과 자세 균형을 잡을 수 있는 간단한 스트레칭이 도움이 된다. 뇌졸중을 유발하는 고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 관리도 중요하다. 스트레스, 폭음, 과식 피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는게 좋다. 커피, 콜라, 초콜릿을 통해 지나치게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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