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없다고 심방세동 치료 미뤘다간 뇌졸중 온다

김선영 기자 2024.04.05 10:04

올바른 부정맥 대처법

부정맥은 심장에서 만들어지는 맥박이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리거나 불규칙한 상태를 말한다. ‘맥이 가지런하지 않다’는 의미로 부정맥이라고 칭한다. 특정 질환에 대한 표현이라기보다 넓은 의미의 바르지 않은 맥을 통칭하는 말이다.


심방세동은 여러 부정맥 중 하나로 ‘심방이 가늘게 움직인다’는 의미다. 심장은 심방과 심실이란 방으로 구성돼 있다. 부정맥은 심방과 심실 모든 곳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 심방세동은 그중 심방에서 발생한다. 심방이 빠르고 불규칙하게 움직여 유관상 가늘게 떨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심방의 불규칙한 움직임은 심장 내 혈액 응고를 촉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 때문에 작은 혈전이 뇌혈관으로 이동하고 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을 일으킨다. 61세 사업가 박모씨가 그렇다. 2년 전 고혈압으로 치료 중인 병원에서 심방세동 진단을 받았다. 치료를 권유받았으나 특별히 불편함이 없고 일정이 바빠 미뤘다. 그러다 최근 갑작스럽게 뇌졸중이 와 병원 신세를 지었다. 평소 앓고 있는 고혈압과 잦은 음주가 심방세동 발생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봤다. 

문제는 이처럼 심방세동이 뇌졸중과 연관성이 있음에도 상당수 환자가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두근거림·숨참과 같은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탓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증상 없는 심방세동 환자가 증상 있는 환자보다 장기적인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된다.

필요에 따라 약물치료와 시술 병행
심방세동은 치료하지 않으면 더 나쁜 심방세동을 지속해서 만드는 악순환을 보인다.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곧 좋은 결과를 만드는 길이다. 치료는 약물치료부터 한다. 항부정맥 제제나 뇌졸중 예방을 위해 혈전 형성을 막는 항혈전제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항부정맥제는 모든 심방세동의 발생을 완전히 막진 못한다.

이를 보완하고자 시술적 치료 방법을 고려한다. 심방세동의 전기적인 신호 발생 부위를 고주파로 태워 버리는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이 대표적이다. 항부정맥 약물치료에도 재발하는 심방세동 환자에게 효과가 좋다. 시술적 치료 방법이라 입원 기간이 짧고 회복도 빠르다. 항응고제는 뇌졸중 예방 효과가 좋긴 하지만, 출혈 위험을 동반한다. 항응고제를 사용할 수 없는 출혈 환자나 항응고제 사용에도 뇌졸중이 재발하는 환자에겐 좌심방이 폐색 술과 같은 시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대전선병원 심장혈관센터 심장내과 백주열 전문의는 “이런 치료 과정을 통해 심방세동 재발을 최소화할 수 있고 뇌졸중과 심장 기능 부전 예방에 도움받을 수 있다”며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해서 절대로 치료를 미룰 수 없는 질환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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