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 오래 쓰려면 무리한 등산·달리기 피하세요

이민영 기자 2024.04.04 09:48

관절염 환자 여성이 남성의 2배, 호르몬 변화 영향

퇴행성 관절염으로 연간 400만 명이 병원을 찾는다. 여성이 남성보다 2배가량 많다. 여성은 폐경기가 오면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연골이 약해져 관절이 손상되기 쉽다. 무릎 관절염 환자의 70% 이상이 폐경기 여성이다. 관절의 과도한 사용도 영향을 준다.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허준영 교수는 “퇴행성 관절염의 원인은 나이·가족력·비만, 관절의 외상 또는 염증 등이 꼽힌다. 어려서부터 관절에 병을 앓았다면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O자 다리가 있을 경우 체중의 부하가 안쪽으로 과도하게 쏠리면서 내측 관절염이 올 가능성이 크고 진행도 빠르다.

관절염 초기에는 해당 관절을 움직일 때만 통증이 나타나지만, 점차 병이 진행하면 움직임과 관계없이 통증이 발생한다. 또 관절이 뻣뻣해지면서 운동 범위가 제한된다. 관절 연골이 많이 닳으면 관절 운동 시 마찰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허 교수는 “무릎에 관절염이 생기면 모양이 변형돼 걸음걸이가 이상해지는데 주로 안짱다리로 변한다. 손에 생기면 손가락 끝 마디에 골극(비정상적으로 덧자란 뼈)이 형성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치료는 초기 자세교정, 식생활·운동 등 생활습관 교정으로 시작한다. 다음 단계는 약물치료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관절 영양제 등을 주로 사용한다. 심한 염증으로 관절이 붓고 아프면 관절 내에 있는 물을 뽑고 스테로이드를 주사해 통증을 호전시킬 수 있다. 다만 스테로이드 주사는 효과가 일시적이고 너무 자주 맞으면 관절이 파손될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부기 없는 통증에는 윤활액을 관절 내에 주사해 뻣뻣함을 줄여줌으로써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수술은 약물치료로도 효과가 없을 때 한다. 관절 내시경은 염증 물질을 세척하고, 닳아 부서진 연골 부스러기(관절유리체)를 제거한다. O자 다리와 같이 관절의 정렬이 좋지 않고 관절의 내측 또는 외측 중 한 부분에만 관절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관절의 정렬을 바꾸는 절골술과 줄기세포·콜라겐을 이용한 연골재생술식(혹은 연골수복술식)을 적용한다. 체중이 가해지는 부위를 변경해 덜 상한 관절면을 쓰게 하는 수술이다. 이로도 해결이 안 되면 인공관절치환술을 고려한다. 허 교수는 “무릎 인공관절치환술에서는 환자 개인의 관절 상태와 운동학적 축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개인에 맞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도비만이면 정상 체중 대비 관절염에 걸릴 확률이 4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므로 정상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의자에 앉은 채 무릎을 구부렸다 펴기, 선 상태에서 무릎을 살짝 구부렸다 펴기 등의 동작을 평소 꾸준히 하면 관절염 예방에 도움된다.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도 관절에 좋다. 단 등산이나 달리기, 점프 등의 운동은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는 만큼 적당히 하는 게 좋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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