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을 보기 힘들어지거나 과도하게 힘을 줘야 하는 경우 대부분 변비를 의심한다.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거나 변의가 있어 화장실에 갔는데도 변이 나오지 않아 고생하는 사례를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변비는 배변 시 무리한 힘이 필요하거나 대변이 과도하게 딱딱하게 굳은 경우, 불완전 배변감 또는 항문 직장의 폐쇄감이 있는 경우, 일주일에 배변 횟수가 3번 미만인 경우 등을 말하며 기질적 원인이 없는 기능성 변비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있을 때 의심해야 할 질환은 변비만이 아니다. 좌측 대장암인 경우 고형변의 배출에 제한이 생겨 변비와 복통을 동반하고 변 굵기가 가늘어진다. 30대 남성 A씨가 그런 경우다. 그는 몇 주 전부터 변을 보기 힘들었다. 대변을 보고도 왠지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꼭 다시 변을 봐야 할 거 같은 느낌이 들어 다시 화장실을 가면 실제로 변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대변 굵기가 가늘어지고 배변 시 과도하게 힘을 주게 되는 것이 느껴져 소화기내과를 방문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결과 직장 부위에서 발생한 폐쇄성 대장암이었다.
대장암일 경우 혈변, 점액변을 보기도 하며 소화불량, 복부팽만, 복부에서 혹이 만져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중년 이후 시작된 변비 증상이나 배변 습관에 변화가 생긴 경우 대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권장되며 점액이나 출혈이 있으면 반드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암은 한국에서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최근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대장암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치료가 늦어지면 심할 경우 회복이 어려운 치명적인 질환이다. 젊은 층에서 체중 감소, 혈변, 빈혈, 발열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대장암 가족력·과거력이 있는 경우, 50세 이상에서 대장내시경을 한 번도 받지 않은 경우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그중에서도 젊은 대장암 환자가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유전, 스트레스, 가공식품을 즐기는 식습관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20~40대 젊은 층은 중장년층보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지 않고, 대장질환이 보내고 있는 신호를 가벼운 증상으로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화기병센터 최정민 교수는 “초기 대장암은 뚜렷한 증상이 없어 대장암이 의심되는 증상이 보이기 시작해 병원을 방문할 땐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일 가능성이 크다”며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완치율이 높으므로 40세 미만의 젊은 사람이라도 대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변 모양, 색 등에 변화가 생겼다면 대장암 검진을 받는 것이 도움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