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대장암을 예방하는 백신인 '대장내시경 검사' 건수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 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2019년 233만건이었던 대장내시경 검사가 2020년에는 221만건으로 약 12만건(5.6%) 줄었다.
이러한 감소는 2020년 2월에서 4월까지 집중된 것으로, 당시 코로나 공포로 의료기관 방문을 회피하던 국민 정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증상이 없는 건강한 일반인들이 수검하는 대장암 검진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대한대장항문학회가 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소재 A대학병원 검진센터의 대장내시경 검진은 2019년 7825건에서 2020년에는 3578건으로 54% 감소했다.
대장내시경검사는 내시경을 대장에 삽입하여 대장 전체를 직접 관찰하는 검사로 대장암 조기 발견에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이다. 전문의가 직접 대장 내부를 관찰할 수 있고, 동시에 조직 검사와 암을 일으키는 용종 제거도 가능하다. 대장내시경 검사의 대장암 발생률 및 사망률 감소 효과는 잘 알려져 있다. 대한대장항문학회 엄준원 이사장(고대 안산병원 외과 교수)은 “이번 학회 연구 데이터의 대장암 검진율 감소는 코로나 감염에 대한 공포로 병원 방문 자체를 꺼려 대장암의 조기 진단을 놓치는 분들이 상당수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대장암 수술받은 환자들을 분석해보면, 이런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소재 B대학병원의 자료에 의하면, 2020년 대장암 수술 환자는 예년 대비 5% 감소했다. 이러한 수준의 수술 감소는 지방의 주요 거점병원에서도 비슷하게 체감되고 있다. 진행성 대장암인 3기 이상의 비율이 해당 기간 동안 41.9%에서 47.0%로 5.1% 증가했고, 수술 후 보조항암치료가 필요한 환자들도 52.2%에서 65.4%로 13.2%의 의미 있는 증가를 보였다. C 대학병원에 따르면 코로나 대유행 후 개복이 필요한 대장암 수술이 12%에서 18.8%로 증가했고, 인접 장기 침범으로 다른 장기를 동반 절제한 경우도 2.8%에서 5%로 증가했다. 이는 진단 지연으로 인해서 대장암이 늦게 발견되어 진행성 대장암의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데이터 발표를 주도한 조용범 교수(삼성서울병원 외과)는 “국내외적으로 코로나 대유행기의 대장대시경의 감소가 대장암 수술 환자의 병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장암 검진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유증상자는 전문의 진료 후 나이와 관계없이 대장내시경을 적극적으로 검사받고, 증상이 없는 분들은 45세 이상에서 대장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대장항문학회는 대장암 예방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 9월 한 달을 대장암 바로 알기 캠페인 기간으로 잡고, 올해는 '코로나 시대 대장암 백신은 대장내시경'을 주제로 골드리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로 대장내시경 검사 꺼려 조기 검진 놓치는 환자 증가
이민영 기자
2021.09.0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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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대장항문학회, 개복 필요한 수술과 인접 장기 침범 유의미하게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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