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고혈압학회, 대한당뇨병학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18일 우리나라 3대 만성질환인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의 유병 규모와 치료 현황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자료는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와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기초로 했다.
이상지질혈증 유병자 중 300만 명은 진단조차 안 돼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 받은 사람은 1079만 명으로 3대 만성질환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2006년부터 10년 사이 이상지질혈증 진단자 수가 3.2배 증가했다. 고혈압 1.6배, 당뇨병 1.9배에 비해 상승폭이 컸다. 유병 인구는 1395만 명으로 추정되지만 전체 유병자 중 300만 명 이상은 아직 진단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진단을 받았어도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은 사람이 전체 진단자의 3분의 1(363만 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김효수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사장은 “이상지질혈증을 가진 사람이 약물 치료를 지속하는 비율이 가장 낮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라며 “이상지질혈증 관리의 필요성과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약물 치료 효과에 대한 인식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고혈압 조절률 44%…치료 지속률 낮은 탓
국민병으로 불리는 고혈압 유병 인구는 110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병원에서 고혈압 진단을 받은 사람은 890만 명이며 이중 92%(820만 명)가 1회 이상 약물을 처방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꾸준히 치료 받는 사람은 573명(전체 유병자의 64%)에 머물렀고 고혈압 조절률도 44%에 불과했다. 약물 치료는 받지만 치료 지속률이 낮아서 혈압 조절에 실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명찬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은 “고혈압은 뇌졸중, 심장마비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합병증 발생과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치료를 통한 혈압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뇨병도 마찬가지다.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2006년 223만 명에서 2016년 428만 명으로 10년 사이 두 배 늘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약물 치료를 받은 경우는 234만 명(전체 진단자의 55%)에 그쳤다. 당뇨병 조절률(당화혈색소 6.5%미만)도 32.9%로 낮아 투약 지속성을 향상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문가들은 당뇨병 진단자의 85%가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고 있어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경수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은 “최근 당뇨병에 대한 경각심이 많이 커졌는데도 당뇨병 인구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며 “합병증을 예방하고 평생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의 개선과 함께 꾸준한 약물 치료가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