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하면 체중 늘어도 괜찮다고요? 일주일에 1㎏ 늘면 ‘위험’

권선미 기자 2018.04.20 10:12

임신성 고혈압으로 혈액 흐름 나빠져

고혈압은 임신부에게 치명적인 증상이다. 임신과 관련된 사망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다. 전체 임신부의 5~10%는 임신과 관련된 고혈압 질환을 앓는다. 하지만 정기검진을 꾸준히 받지 않으면 임신성 고혈압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 태아·임신부 모두 위험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김의혁 교수의 도움말로 임신성 고혈압에 대해 알아봤다.
 


Check1. 임신성 고혈압은 임신 전 혈압이 높았던 사람만 걸린다(X)
정상 혈압이었던 사람도 걸릴 수 있다. 20세 이하에 처음 임신한 여성이나 35세 이상 고령 임신부, 한 번에 둘 이상의 태아를 임신하는 다태 임신부가 고위험군이다. 임신성 고혈압은 임신이 원인이다. 자궁 혈관·태반·간·망막 혈관 등이 임신이라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한다. 대개 임신 20주 이후 후반기로 진행하면서 임신성 고혈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일 임신 전에 고혈압이 있다면 악화할 수 있어 혈압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당뇨병·콩팥병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산모도 임신성 고혈압에 걸릴 확률이 높아 주의한다. 

Check2. 체중이 갑자기 늘어나면 임신성 고혈압 발병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0)
임신성 고혈압은 천천히 발생하기 보다는 갑자기 발병해 급격하게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안지오텐신2의 민감성이 증가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높아진다. 신장·간·망막·태반 혈관의 혈액순환이 줄어 몸이 무겁고 피곤하다. 시야도 흐릿해진다. 태아의 발육 역시 늦어진다. 더 심해지면 경련을 일으켜 산모·태아의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하지만 겉으로 알아차리기는 어렵다. 고혈압으로 살이 붓는 것과 임신으로 살이 찌는 것이 비슷해서다. 이런 이유로 정기검진을 위해 산부인과에 방문할 때마다 체중·혈압을 측정해  임신성 고혈압의 발병·진행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일주일에 1㎏ 가량 체중이 증가하고 눈꺼풀·손가락이 잘 붓는다면 임신성 고혈압을 의심해야 한다.
 

Check3.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임신성 고혈압을 예방할 수 있다(O)
아스피린은 임신성 고혈압 예방에 도움을 주는 확실한 약중 하나다. 보통 임신 12~13주부터 아스피린을 복용한다. 다만 분만 예정일을 기준으로 5~10일 전부터는 복용을 중단한다. 출산으로 출혈이 심해질 수 있어서다. 임신했을 때 흔히 복용하는 항산화 영양제인 비타민 C·D·E는 임신성 고혈압 예방에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태아 척수 기형 예방과 관련이 있는 엽산·오메가3 역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임신성 고혈압은 분만외에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아기를 출산하면 산모의 혈압·붓기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Check4. 임신성 고혈압으로 진단을 받으면 조산의 위험이 높아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X)
조산의 위험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혈액의 흐름이 나빠져 탯줄·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산소·영양분의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다. 하지만 임신 초중기라면 엄격하게 활동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누워만 있으면 뼈가 약해지고 혈전생전증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활동제한이 산모나 태아에게 이득이 있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출산을 앞두고 있는 임신 후기에 중증 임신성 고혈압인 전자간증으로 처음 진단받았다면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응급으로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면 분만을 고려해야 한다. 

 
관련 기사
<저작권자(c)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