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결혼과 함께 허니문 베이비가 생긴 주부 김모(31)씨는 입덧으로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음식을 먹는 것도 힘들지만 입덧 때문에 양치질까지 소홀히 하게 됐다. 양치질을 할 때마다 구역질이 나서 양치질을 자주 거르곤 했는데 잇몸에서 피가 나고 이가 시린 증상이 심해져 결국 치과를 찾게 됐다.
임산부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입덧이다. 임신 후 4개월이 지나면 잠잠해진다고 하지만, 개인차가 커 안정기에 접어들어서도 입덧을 계속하는 임산부가 적지 않다.
음식을 먹는 것도 힘들지만 양치질도 여간 곤욕스럽다. 임산부 사이에서는 이를‘양치덧’이라 부른다. 임신육아 커뮤니티에는 "치약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난다" "양치질을 하다 구토를 했다"는 등의 '양치덧' 관련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임산부의 경우 호르몬 변화로 인해 입덧으로 인한 충치, 치주염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 일산사과나무치과병원 최유미 원장(치주과)은 "임신 중에는 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늘어 혈관 벽이 얇아지고, 잇몸이 말랑말랑해져 붓고 염증이 생기기 쉽다. 입덧으로 인해 입안이 산성으로 변해 충치도 더 잘 생긴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신 3개월부터 말기까지 나타나는 임신성 치은염의 경우,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받지 않으면 임신 말기 아주 심한 염증상태로 악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유미 원장은 “엄마의 구강 관리는 아기에게도 영향을 끼친다. 치주 질환 산모의 조산아 출산율은 일반 산모의 7.5배로 알려져 있고, 생후 19∼33개월 아이에게 생긴 충치균의 90% 정도는 엄마에게서 옮기 때문에 충치의 모자 감염에 대해 알고 구강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치덧'을 줄이려면 냄새가 강한 치약 사용을 피하고, 칫솔모를 작은 것으로 바꿔 앞으로 긁어 내듯 이를 닦는게 도움이 된다. 치약의 양을 줄여보거나, 이마저 어려우면 깨끗한 물로 칫솔만 사용해 양치를 할수도 있다. 구강청결제의 과도한 사용은 입안을 건조하게 할 수 있어 피한다.
만약 구토를 했다면 30분 뒤 다시 양치질을 해야 한다. 산성 성분이 치아 부식을 촉진해 약한 자극만으로 치아 외부가 손상되기 쉽다.
최유미 원장은 “임신 계획이 있다면 사전에 치아와 잇몸의 상태를 검사하는 게 좋다. 상태가 심하면 태아와 산모에게 비교적 영향을 덜 미치는 임신 4~6개월 사이에 치과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