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낳고 기르다 보면 경이로운 일을 한두 번 경험하는 게 아니다. 이제 막 치아가 나기 시작한 아기 이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보석같이 예쁜지 말로 다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경이로움 그 자체다. 아기가 엄마·아빠를 바라보며 ‘방긋’ 웃을 때 드러나는 하얀 이를 보다 보면 부모는 이 세상 모든 것을 얻은 듯하다. 아기가 태어난 기적에 이어 두 번째 기적을 맛보는 순간이다.
71회 ‘구강 보건의 날’인 지난 9일은 남다른 날이었다. 그동안 매년 이맘때면 대한치과의사협회와 시·도 치과의사회가 국민을 대상으로 구강 보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홍보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보건당국이 앞장서 참여했다. 올해부터 구강 보건의 날이 ‘법정기념일’이 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부도 구강 보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국민 홍보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외래 환자 다빈도 상병 순위에 치주질환이 상위에 올라 있다. 1위가 감기고 2위가 ‘치은염 및 치주질환(잇몸 염증 등)’, 6위가 ‘치아 우식(충치)’, 12위가 ‘치수 및 근관 주위 조직의 질환(신경혈관조직 손상)’이다. 치주 관련 질환으로만 나간 보험료가 연간 1조원을 넘는다. 감기 다음으로 많은 의료비가 지출된다. 국민 구강 건강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수치다.
구강 건강은 어릴 때부터 관리해야 한다. ‘구강 보건의 날’도 6세 때 구치(어금니)가 처음 나온다는 것을 상징하는 의미로 6월 9일로 정했다. 구치는 한번 손상되면 다시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이를 관리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어렸을 때부터 하루 세 번, 식후 3분 이내, 3분간 칫솔질하는 ‘3·3·3 운동’을 습관화하면 된다.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이것만 잘 지켜도 치주질환을 피할 수 있다. 어른이 된 후에는 칫솔질과 더불어 한 가지만 더 실천하길 바란다. 1년에 한 차례 이상 스케일링을 받으라는 것이다. 스케일링은 20세 이상 성인이면 건강보험이 적용돼 저렴한 비용으로 시술 받을 수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10분의 1에도 미치는 않는 비용이다.
올해 구강 보건의 날을 맞아 치과계는 다양한 행사를 했다. 무료 검진은 물론, 예방에 필요한 각종 건강 강좌도 열었다. 이참에 국민께 당부하고 싶다. “치아를 사랑하라. 치아 사랑에 대한 에고이즘은 아무리 지나쳐도 괜찮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박영채 홍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