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음주·흡연이 부르는 치주질환 '치수염'

김선영 기자 2016.09.02 10:37

신경 조직 염증 심해지면 산통만큼 아픈 통증 생겨

취업 준비생 하모(29)씨는 얼마 전부터 치통에 시달렸다. 충치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차일피일 미뤘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생각하고 진통제를 복용하며 참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져 귀, 볼까지 아프고 잠을 이루지 못해 병원을 찾았다. 하씨는 ‘급성치수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현재 신경치료 중이다.

   
▲ 충치가 심하게 진행된 치수염 환자의 치아 상태.

치수염이란 충치 때문에 치아 내 신경조직(치수)이 감염돼 염증이 생긴 질환이다. 의학계에서는 치수염을 산통, 요로결석과 함께 3대 통증으로 꼽는다. 충치가 심해 치수와 가까워지면 치아 속 신경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혈관이 확장·충혈돼 혈액량이 늘어나면서 압력이 올라가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치수염은 충치 외에도 치아에 금이 가거나 심한 충격이 가해졌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자연치유가 어려워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급성 치수염은 수면 시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누워 있을 때 머리 쪽으로 혈액이 많이 몰려서다. 치아 내부의 혈관이 확장되고 압력도 더 높아진다.

만성일 경우 염증이 천천히 진행된다. 통증 정도가 미약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대부분 치아가 어둡게 변하거나 치아 뿌리 아래에 고름이 생겨 음식을 씹다 통증을 느끼고 나서야 알아챈다.

일산사과나무치과병원 김현영 부원장은 “치수염이 심하면 치아를 발치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며 “적기에 신경치료를 하고 크라운을 씌우는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치료에 성공한다”고 말했다.

치수염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충치를 방치해서다. 스트레스가 심한 직장인이나 수험생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음주와 흡연이 잦고 군것질을 많이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구강 건강관리에 소홀하면 충치균의 활동 역시 왕성해진다. 음식물 섭취 후에는 반드시 양치질을 해야 한다. 찬물을 마시거나 찬 음식에 이가 시린 경우에도 치과를 방문해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김 원장은 “치수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6개월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하고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양치 습관을 갖는 것이다. 양치질을 할 때는 치아 겉면만 닦는 것이 아니라 치실과 치간 칫솔을 이용해 치아 사이 면도 꼼꼼히 닦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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