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구강질환 있으면 심장질환 발생률 높아”

류장훈 기자 2016.07.04 15:08

암스테르담대 브루노 루스 교수(치주학과)

‘입속은 몸 전체를 들여다보는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구강건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부터 심장질환·뇌졸중·심혈관질환 등 중증질환 발생률과 관련이 깊다. 치주질환과 전신건강의 연관성을 증명하는 연구결과는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강 건강이 몸 건강을 챙기는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국제치과연구학회(IADR) 학술대회에 참석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치주학·구강생화학과 브루노 루스(Bruno Loos·사진) 교수를 만나 구강건강이 전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들었다.
 
   
 
 -IADR에서 발표한 논문 주제는.
 
“건강한 입과 건강한 신체 간의 상호관계에 대한 것이다. 구강에 질병이 있으면 다른 신체 장기에 질병이 발생할 수 있는 연관성을 연구한 것이다.”
 
-기존 연구와 차별화되는 부분은.
 
“기존 연구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메타 분석이다. 지금까지 잇몸질환과 심혈관계질환, 죽상경화증, 당뇨병에 관한 연구들을 종합 분석해 각각의 상관관계에 대해 과학적인 판단을 하려 했다.“
 
-구강건강이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목에 음식이 걸릴 때 또는 침을 통해 구강 충치 박테리아가 폐에 들어가 감염을 일으킨다. 어떤 충치 박테리아는 구강 점막에 변이를 유발해 구강암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루 한 번 이하로 양치질하는 그룹의 죽상경화성(혈관이 뻣뻣해지면서 좁아지는)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두 번 하는 그룹의 1.7배였다. 치주염 환자의 경우 이 수치가 2.5배나 됐다. 치아 수가 5개 줄어들수록 심근경색·협심증 등 심장질환 사망률이 20%씩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치주질환과 당뇨병, 발기부전, 류머티스 관절염, 조산아 출산과의 연관성도 밝혀지고 있다.”
 
-구강 상태로 다른 질환을 가늠할 수 있다는 얘긴데.
 
“치과의사가 다른 질환을 진단할 순 없지만 치아나 잇몸 상태를 보고 다른 질환의 초기 조짐을 발견할 수 있다. 다른 질환 가능성을 의심해 진단을 받도록 물꼬를 터줄 수 있다는 것이다.”
 
-잇몸 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개선하려면.
 
“심한 잇몸질환도 90%는 예방할 수 있다. 하루 두 번 양치질, 하루 한 번 치간 세정, 매년 한 번 치과검진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잇몸질환은 초기에 잡으면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요즘 전동칫솔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데.
 
“여러 연구에서 전동칫솔이 일반칫솔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점이 밝혀졌다. 전동칫솔은 일반칫솔로 닦지 못하는 곳까지 충분히 닦을 수 있어 치태 제거에 더 효과적이다. 타이머 기능으로 적정 시간을 지킬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전동칫솔이 치아를 손상시킬 우려는 없나.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 교정기를 낀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안전하다.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
 
-구강건강의 중요성은.
 
“건강한 잇몸, 건강한 구강은 전신 질환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1970년대 중반 스웨덴이 구강 건강·예방 프로그램을 실시한 적이 있다. 지속적으로 캠페인을 한 결과 건강한 잇몸을 가진 사람이 2배 늘고, 반대로 중증 잇몸질환은 줄었다. 구강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여 매일 샤워하듯 양치질을 습관화해야 한다.”
관련 기사
<저작권자(c)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