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세균이 암 유발...양치법 달라져야

박정렬 기자 2016.12.01 14:18

췌장암 환자 치주 질환 세균多. 전문가 ‘바스법’ 추천

   
 

췌장(이자)에 생기는 췌장암. 특별한 증상이 없고, 조기 발견이 어려워 5년 생존율이 10% 미만에 그친다. 나이(고령), 성별(남성), 흡연, 가족력 등 여러 원인이 작용하는 데, 그 중에는 잇몸 질환을 일으키는 진지발리스(P.gingivalis) 세균도 포함돼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잇몸 염증, 혈관 타고 장기에 악여향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실린 연구가 이를 뒷받침한다. 존스홉킨스대 엘리스 클라인박사가 351명의 췌장암 환자의 타액에서 DNA를 추출한 뒤 나이, 성별, 사회적 지위 등 비슷한 조건을 갖춘 일반인 371명 것과 비교했다. 그 결과 치주 질환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인 P.진지발리스(P.gingivalis)가 있으면 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59% 높았고, 또 다른 치주 질환 세균인 A.액티노미세템코미탄스(A.actinomycetemcomitans) 또한 췌장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설명하는 것이 ‘염증 반응’이다. 잇몸에 염증이 있으면 피가 자주 난다. 손상된 부위에 침착된 세균이 혈액을 타고 몸 속에 들어가면 방어 작용으로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이런 염증 반응 물질이 혈액을 타고 전신을 돌다가 췌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일산사과나무치과병원 김혜성 대표원장은 “치주 질환이 다양한 전신질환에 관여하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된다. 구강 내 세균을 관리하기 위해선 먼저 양치질 방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치질을 치아를 닦아내는 것에서 잇몸 속 세균을 닦아내는 쪽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바스법’(사진)은 ‘치주포켓’이라 불리는 세균주머니를 닦아주는 양치법이다. 치주포켓은 잇몸과 치아의 경계에 있는 주머니 모양의 틈을 말하는데 건강한 잇몸은 1~2mm 정도의 틈이지만 잇몸병이 있는 사람은 그 틈이 더 깊다. 이 곳은 입안에서 세균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칫솔모의 끝을 치아와 잇몸이 닿는 부위에 45도 방향으로 밀착시켜 약 10초쯤 앞뒤 방향으로 진동을 준 뒤 옆으로 이동하면 된다. 칫솔의 솔을 넣고 가볍게 흔들어 주고, 칫솔모가 이 세균주머니에 들어가서 닦아낼 수 있게 진동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신경써야 할 부분은 칫솔모가 잘 닿지 않는 치아의 사이사이, 잇몸과 치아가 만나는 사이, 어금니 안쪽, 치아의 굴곡으로 인한 골 등이다. 칫솔에 물을 묻혀 거품이 금방 나지 않게 하고, 이 사각지대부터 칫솔질을 시작하면 더욱 효율적으로 양치질을 할 수 있다. 잠을 잘 때는 침 분비가 줄어 충치균 활동이 가장 활발하기 때문에 잠자기 직전에 이를 닦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혜성 대표원장은 "잇몸질환이 있는 성인과, 고령층, 특히 임플란트를 한 경우 바스법으로 꼼꼼히 양치질을 해야 구강 내 세균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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