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유 단백질 100%는 고품질? 함유율 따지고 인증서 확인해야

이민영 기자 2024.11.20 11:20

똑똑한 산양유 단백질 선택법

일반 우유에 산양유를 소량 혼합한 제품을 '산양유 100%'로 속여 판매한 업체가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들이 허위 검사 성적서를 제출하고 값싼 분리 우유 단백을 혼합해 판매했다고 19일 밝혔다. 생산·제조·판매 전 과정에서 증거를 조직적으로 치밀히 은폐했다. 그래놓고 소비자에겐 고품질 산양유 단백질인 것처럼 홍보했다. '내가 먹는 산양유 단백질은 진짜일까'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산양유 단백질은 소화가 쉽다.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성분도 적다. 소화력이 떨어지는 노인과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에게 우유를 대체할 선택지다. 단백질을 손쉽게 보충한다. 산양유 단백질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는 이유다. 그런데 성분표만으론 제품의 원료 품질과 제조 과정을 확인하기 어렵다. 안전한 산양유 단백질 제품을 고르는 방법을 알아봤다. 
 

 1. 원료는 퀄리 고트 인증 확인

안전한 산양유임을 인증하는 국제적인 인증이 있다. 퀄리 고트(Quali Goat)다. 네덜란드 농림부가 관리한다. 네덜란드는 역사적으로 산양유 산업을 이어온 국가다. 산양유 품질 관리에 엄격하다. 퀄리 고트 주요 기준을 보면 원유의 품질뿐 아니라 산양의 복지와 농장의 위생 상태도 심사한다. 이런 심사를 받고 통과한 목장(Ausnutria 등)만 인증 라벨을 쓴다.
 

2. 제조는 HACCP 인증으로

원료가 좋아도 제조 과정에서 말썽이 생길 위험이 있다. 제조의 안전성은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을 확인하는 게 좋다. HACCP은 식품의 생산·가공·제조 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 요소를 분석하고 예방하는 국제적인 식품 안전 관리 시스템이다. 특정 온도를 유지하고 살균 공정과 보관 조건은 잘 지켰는지를 따진다. 설정된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추적 관찰한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섭취하도록 하는 안전 장치다.  
 

3. 알레르기 유발 물질 표기 확인

제품 겉면에 우유, 대두 등 알레르기 유발 물질 표기가 누락됐는지 확인해보자. 식품 안전을 신경 쓰는 브랜드 제품엔 이런 안내가 상세히 표시돼 있다. 특히 식품 알레르기가 있으면 알레르기 유발 물질 문구를 반드시 살펴야 한다. 

산양유 단백질은 보관 상태가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 질소 충전 포장과 캔 타입 포장은 산소와 습기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 식품 보관과 관련한 푸드테크 기술이다. 영양소 손실을 줄이고 신선함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제품을 끝까지 소비하면 환경도 지킨다. 

이런 걸 모두 따져보니 잘하는 곳도 있었다. '닥터더케어'라는 브랜드는 여러 인증서를 공개하고 알레르기 유발 물질 표기도 분명히 해뒀다. 이 브랜드를 만든 더환희컴퍼니 이상철 대표에게 산양유 단백질 과대 광고에 속지 않는 법을 물었다. 소비자를 착각하게 하는 편법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이 대표는 "산양유 단백질이 10%만 들어 있는데도 '100% 산양유 단백질'로 보이게 만드는 마케팅에 속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그는 "10% 원료의 100%가 산양유 단백질인 건 맞다. 그러면 제품의 일부만 산양유 단백질인데도 100% 표기만 강조해 교묘하게 정보를 왜곡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신뢰를 무너뜨리면 정직한 기업에도 피해를 준다. 시장이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란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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