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은 세계 암 사망 원인 2위이자 암 발생률 3위인 흔한 암이다. 국가암정보센터 암종별 발생 현황에 따르면, 대장암은 2021년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이 진단된 암으로 보고됐다. 35~64세에 주로 호발하며, 고령일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식습관 같은 환경적인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조기 진단과 함께 예방에 힘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기 대장암은 무증상이 대부분이다. 종양의 크기가 커지면 혈변, 복통, 소화장애, 변비, 복부 팽만, 잦은 변의가 나타난다. 변이 가늘어지는 증상, 지속된 출혈로 인한 빈혈, 체중 감소 증상이 생기기 시작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대장항문외과 임대로 교수는 “대장암이 진행하면 지속적인 출혈, 장 폐쇄로 인한 복부 팽만과 구토, 장 파열로 인한 복막염, 배뇨장애, 심혈관계 영향으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장암 원인 최대 90%가 환경적 요인
대장암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70~90%가 환경적 요인, 10~30%가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추정한다. 환경적 요인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적색육이나 가공육의 지나친 섭취, 구운 고기의 탄 부분 섭취, 적은 탄수화물 소비가 대장암을 일으키는 식습관으로 알려진다. 임 교수는 “과도한 음주와 담배, 수면 부족, 극심한 스트레스도 원인으로 지목된다”며 “최근에는 과도한 에너지 드링크 섭취가 대장암을 유발한다는 보고도 있다”고 말했다.
유전적 요인은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과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으로 나뉜다.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은 대장 점막에 수많은 용종이 생기는 유전 질환이다. 종양 억제 유전자인 ‘APC’에 돌연변이가 발생해 종양 억제 기능이 손상돼 발생한다.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의 경우 보통 용종 없이 발생한다. 상염색체 우성 증후군으로 DNA 불일치 복구 관련 유전자 변이 또는 결손 때문에 생긴다.
대장암을 진단하는 방법과 검사는 다양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장내시경이다. 분변잠혈검사, 직장 수지 검사가 보조적으로 쓰인다. 종양 위치와 전이 여부, 진행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검사와 PET-CT, 뼈스캔이 활용된다.
초기라면 대장내시경을 통해 절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 이후 대장암 치료의 원칙은 수술이다. 암과 암 주변 림프샘을 포함한 조직을 제거하는 것이 완전한 치료다. 최근 복강경, 로봇 등 다양한 수술법이 발달해 과거 불가능했던 수술도 가능한 경우가 많아졌다. 환자의 수술 회복도 빠르다.
40세 이상은 대장내시경 검사 필수
진단과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국내 대장암 5년 생존율은 초기~1기 95~100%, 2기 90~95%, 3기는 75%에 이른다. 완치율이 다른 암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초기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어진다. 임 교수는 “조기 발견이 대장암 예방의 핵심이다”며 “40세 이상이라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을 시행하는 것이 이롭다”고 말했다.
일상 속 생활 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평소 붉은색 고기와 가공육 섭취를 자제하고 고기를 먹을 땐 채소를 곁들이는 것이 좋다. 고기를 구울 땐 타지 않도록 주의한다. 탄 부분이 있다면 제거하고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스트레스와 지나친 공복은 소화액 분비를 자극해 장벽을 손상시킬 수 있다. 규칙적인 식사와 함께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임 교수는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된다”며 “충분한 수면은 면역체계를 강화해 대장암 예방을 돕는다”고 강조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