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한 아이 ADHD 의심될 때 부모가 해야 할 행동

신영경 기자 2024.07.18 14:56

증상 발현 후 과도하게 혼 내면 치료 효과 떨어져

아이가 산만하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면 부모는 불안해진다. 유별나 보이는 아이의 모습이 정상적인 발달 과정 중 하나인지,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서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의심하는 경우다. 


ADHD는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 신경발달장애다. 흔히 집중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실제와 다르다. 고려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교실 이종하 교수(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ADHD는 집중을 못하는 게 아니라 사안별 주의력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라며 “누구나 흥미 있고 이해하기 쉬운 것에는 잘 집중하지만 지루하고 어려운 일에는 딴짓을 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ADHD 증상을 단지 집중력이 떨어지는 유별난 행동으로 여기는 건 무리가 있다는 의미다. 

ADHD 확진을 받은 아동은 집중이 잘 되는 일과 안 되는 일 간 편차가 일반적인 경우보다 크다. 학교 선생님의 말을 듣다가도 다른 소리가 나면 금방 그곳을 쳐다보게 된다. 시험을 볼 땐 문제를 끝까지 읽지 않고 풀다가 실수로 틀리는 양상을 자주 보인다. 반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라면 밤을 새워 집중하기도 한다.  

ADHD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해당 아동은 계획 실행, 충동 억제, 집중력, 판단력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2~3년 늦게 발달한다고 알려진다. 또한 부모의 양육 태도보다 유전적인 요인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 교수는 “학계에선 소아의 ADHD 유병률을 3~8% 정도로 추정한다”며 “최근엔 ADHD를 의심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어 이전보다 치료를 받는 아동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ADHD는 자가 진단으로 현 상태를 점검해볼 수 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 게시된 자가 진단표를 통해 가정에서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ADHD는 주의력결핍형과 과잉행동·충동형으로 나뉜다. 각각 9가지 검사 항목 중 6개 이상에 해당하는 아이는 ADHD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이땐 바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ADHD는 약물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약물치료는 만 6세 이상부터 이뤄진다. 치료를 시행하면 집중력이 향상하고 산만함과 충동성은 감소하는 등 증상 호전을 보인다. 이와 함께 부모의 일관된 양육과 지도는 필수적으로 병행해야 한다. ADHD는 부모의 양육과 훈육으로 인해 발현되진 않는다. 다만 발병 후 증상을 바로 잡기 위해 과도하게 혼 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증상을 악화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 교수는 “양육자로서 아이와 꾸준히 상호 소통하고 칭찬을 통해 긍정적인 행동 강화를 이끄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아이가 ADHD 진단을 받으면 상심하는 부모가 많지만 크게 낙담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ADHD 아동도 탁월한 학업 성적을 보이고 훌륭히 성장한 사례가 많다”며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경우 대부분 문제 없이 성장하므로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속히 전문의를 찾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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