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발병 위험 증가…다발골수종 바로 알기

권선미 기자 2024.09.02 16:13

혈액암 인식의 달

다발골수종은 림프종·백혈병과 함께 3대 혈액암으로 꼽힌다. 혈액을 만드는 골수에서 백혈구의 일종인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분화·증식하면서 정상적인 면역체계가 파괴돼 빈혈·감염·출혈 위험이 높아진다. 낯설게 느껴지지만 한국에서 한 해에만 2000여 명 이상이 다발골수종으로 새롭게 진단받는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다발골수종 발병 위험이 높다. 9월 혈액암 인식의 달을 맞아 다발골수종에 대해 알아봤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Check 1. 혈액암은 백혈병만 있다

(X) 대표적인 오해다. 혈액암은 암세포가 발병하는 과정에 따라 ▶림프구가 과다 증식해 종양을 만드는 악성림프종 ▶혈액 또는 골수 속에 종양세포가 생기는 백혈병 ▶골수 안에서 면역항체를 만드는 혈질세포(Plasma Cell)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발생하는 다발골수종으로 분류한다. 이중 다발골수종은 유병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실제 2000년 한해 492명이던 발생자 수는 2010년 1081명, 2021년 2018명으로 급증했다. 2022년 기준으로 다발골수종 유병 환자 수는 약 1만 명에 이른다. 

Check 2. 허리·골반 통증이 다발골수증 증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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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골수종은 백혈구의 한 종류인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발생한다.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증식한 형질세포는 뼈 조직을 파괴한다. 특히 암세포가 척추·늑골 등 뼈에 잘 침범한다. 뼈가 약해지면서 전신 골격을 유지하는 허리·골반 등 뼈가 아픈 통증이 나타난다.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받은 환자가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 역시 갈비뼈 골절 등으로 인한 가슴·허리 뼈 통증이다. 이 외에도 골수 기능 저하로 빈혈, 고칼슘혈증에 따른 콩팥 기능 저하도 나타날 수 있다. 

Check 3. 자가조혈모세포이식 수술만 받으면 재발을 막을 수 있다
(X)
혈액암인 다발골수종은 조혈모세포 이식으로 치료한다. 다만 조혈모세포를 이식해도 반복적으로 재발할 수 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한 환자의 경우 4~6주간 일차 항암 유도 요법을 진행한 후 조혈모세포를 채집한다. 이후 고용량 화학요법 및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진행해 골수 기능을 회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재발 시기를 늦추는 것이 치료의 목표다. 참고로 새롭게 진단받은 이식 가능한 다발골수종 환자의 유도 항암 치료를 위한 1차 치료요법에서는 프로테아좀억제제, 면역조절치료제, 단클론항체치료제, 스테로이드를 포함하는 다양한 치료제가 권고되고 있다.

Check 4. 60세 이후에 더 많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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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발골수종은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혈액암이다. 60세 이상 고령층 환자는 2022년 기준 9295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90%를 차지했다. 다발골수종 진단 당시 중간 연령값은 69세로 알려진다. 인구 고령화가 빠른 우리나라 역시 다발골수종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수는 2023년 1만1219명으로 2018년 7742명 대비 5년 간 3477명(44.9%) 증가했다.

Check 5. 완치가 어려운 다발골수종은 장기 생존을 기대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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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발골수종 분야 신약이 많이 개발되면서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2017~2021년 국내 다발골수종 5년 생존율은 50.1%로, 전체 암종 5년 상대생존율(72.1%)보다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최근 다발골수종 4제 요법(DVTd, 다잘렉스+보르테조밉+탈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과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다발골수종의 무질병 생존기간 중앙값이 83.7개월로 보고되는 임상 연구가 발표되는 등 예후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4제 요법은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유럽종양학회(ESMO) 등에서 진료지침으로 선호하는 관해유도 항암 치료 중 하나다. 

Check 6. 자가조혈모세포이식 수술은 만 70세 이하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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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상태가 좋다면 비급여로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은 나이를 기준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70세 미만인 경우에만 보험급여로 치료가 이뤄진다. 따라서 70세 이상은 복합 항암 치료만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전신 상태가 좋다면 70세 이상도 자가조혈모세포를 이식했을 때 무진행 및 전체생존기간 향상 등이 확인된 연구결과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단순히 연령을 기준으로 이식 가능 여부를 결정하기보다 신체 활동도, 동반 질환 등 전반적인 요소를 고려해 결정하는 추세다. 

Check 7. 다발골수종은 재발률이 높은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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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이다. 기존 치료제에 치료 반응이 없는 불응성을 보여서다. 그래서 초기 단계에서 치료 효과를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치료제가 중요하다. 또 기존 치료에 불응성을 보이는 환자에게 효과적이고 내약성이 좋은 새로운 치료 대안이 필요하다. 다행히 다발골수종 치료 분야에도 개인 맞춤형 의약품인 CAR-T세포 치료, 면역세포치료제인 이중 특이성 항체 치료제 등 혁신적인 신약이 많이 나오고 있다. 다만 아직 일부는 보험 급여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실제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 치료 효과가 입증된 신약에 대한 환자들의 접근성이 개선되면 국내 다발골수종 치료 환경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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