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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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1. 편두통은 그 자체로 질병이다
O 흔히 두통이 뇌종양·뇌출혈 등 중증 뇌 질환의 전조 증상으로 여기지만, 편두통·군발두통은 머리가 아픈 두통이 바로 치료해야 할 대상이다. 머리가 깨지듯 아픈 벼락 두통뿐만 아니라 별다른 이유 없이 두통이 반복될 때도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통계적으로 여성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으로 편두통에 취약하다. 만성 두통인 편두통을 앓는 여성의 75%는 초경·월경·임신·폐경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첫 편두통 발병 시점이 초경 무렵이 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통은 원인에 따라 통증 양상이 다르다. 두통의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한 번 두통이 생기면 통증이 얼마나 지속하는지 ▶한 달 기준으로 두통을 겪는 횟수는 몇 번인지 ▶어떤 양상으로 머리가 아픈지(욱신거림, 콕콕 찌름, 머리 전체가 조임)▶어떤 상황에서 두통이 생기는지 ▶머리가 아플 때 어떤 증상을 동반하는지를 기록해둔다. 자세하게 쓸수록 진단·치료에 도움된다. 대한두통학회에서 운영하는 두통일기 앱을 다운받아 작성해보는 것도 좋다.
Check2. 양쪽 머리가 아프면 편두통이 아니다
X 편두통(偏頭痛)을 한자 그대로 해석해서 생긴 대표적인 오해다. 편두통 환자 중 한쪽 머리만 아픈 경우는 50~60% 정도다. 나머지는 양쪽이 모두 아프다. 오른쪽·왼쪽·앞뒤 머리가 번갈아가면서 아프거나 한쪽만 아프다가 머리 전체로 퍼지기도 한다. 노원을지대병원 신경과 김병건 교수는 “만성 두통이라면 편두통일 가능성이 높은데 한쪽 머리만 아파야 한다는 생각에 증상 발현 후 정확한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국내 편두통 환자의 경우 편두통이 시작되고 진단에 이르기까지 평균 10년이 넘게 걸린다는 연구도 있다.
편두통은 주기적으로 욱신거리는 박동성 통증이 4~72시간 지속하는 것이 특징이다. 빛·소리·냄새 등 외부 자극에 뇌가 과민하게 반응하고, 소화가 잘 안 되고, 속이 메스껍고, 심하면 토하는 증상을 동반한다. 시험·명절 등 스트레스 요인으로 편두통이 악화하기도 한다. 두통 발작으로 머리가 아플 땐 일상적인 활동이 어려워 직장·학교도 쉬어야 한다. 김 교수는 “만성 편두통 환자는 한 달의 절반 이상을 편두통으로 고생하지만,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 꾀병이라거나 게으르다는 오해를 받는다”고 말했다. 두통이 한달 기준으로 8일 이상이라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Check3. 뇌 CT·MRI에서 이상 소견이 없으면 정상이다
X 편두통은 뇌 CT·MRI 등 영상 검사로 진단되지 않는다. 머리가 아플 때 이런 검사를 하는 이유는 뇌종양·뇌출혈 등 두통을 일으키는 다른 질환과 감별하기 위해서다. 통증 양상이 전형적이지 않은 편두통은 다른 뇌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뇌 영상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또 시야 장애 등 조짐을 동반하는 두통의 경우 처음에는 뇌 영상 검사가 필요하다. 다만 임상 현장에서는 아무런 조짐을 동반하지 않는 무조짐 편두통이 더 흔하다. 이런 이유로 대한두통학회에서도 두통이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신경과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Check4. 편두통으로 머리가 아파도 진통제는 최대한 참았다 먹는다
X 편두통은 머리가 아프다고 느껴지는 초기에 빨리 복용해야 효과적이다. 김 교수는 “두통 발작이 시작되면 30분 내에 두 번째 신경세포로 흥분성이 전달돼 편두통 증상이 심해진다”고 말했다. 간혹 진통제 의존성을 걱정해 아파도 견디기도 하는데 오히려 통증이 더 빨리 가라앉지 않아 추가로 약을 더 많이 먹어야 할 수 있다. 불이 난 초기에는 작은 소화기 하나만으로도 진압할 수 있지만 크게 번지면 불자동차가 출동해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머리가 아플 때마다 습관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 등의 단순 진통제를 월 15일 이상 먹으면 약물 과용 두통이 생기고 약효가 떨어질 수 있다. 만성 두통은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Check5. 편두통도 예방 가능하다
O 월 평균 편두통에 시달리는 날이 4일 이상이거나 두통약을 먹어도 약효가 충분하지 않을 때 예방적 편두통 치료를 시도한다. 편두통은 예방적 치료, 생활습관 관리 등으로 발생 자체를 막을 수 있다. 김 교수는 “통증성 신경 염증 전달 물질을 분비·전달하는 표적(CGRP)을 차단해 편두통이 발생하고 심해지는 것을 막는 방식으로 편두통의 발생 빈도, 지속 시간, 통증 강도를 줄여준다”고 말했다. 최근엔 하루 한 번 먹는 편두통 CGRP 표적 치료제(아큅타)도 나왔다. 편두통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매일 먹으면 뇌의 흥분성을 줄이면서 혈관의 박동성을 조절하는 기전으로 편두통을 예방한다. 편두통 예방을 위해 이마·옆머리 등 편두통을 유발하는 근육·신경 부위 31곳에 보툴리눔 독소를 주사하거나 고혈압·우울증 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담당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편두통 예방 치료약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