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심장판막 질환 고령 환자, 수술 반드시 받아야 할까

신영경 기자 2024.06.24 09:03

[이럴 땐 이 병원] 〈105〉다면적 진단에 따라 적합한 치료법 적용하는 곳

◆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 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환자의 궁금증
70대 남성입니다. 몇 달 전부터 가슴이 답답한 느낌을 자주 받았습니다. 가벼운 달리기를 하면 예전과 다르게 가슴 통증이 나타나거나 숨이 차는 증상이 반복됐습니다. 병원을 찾아 각종 검사를 시행한 결과, 예후가 좋지 않은 중등도의 심장 대동맥판막 협착 진단을 받았습니다. 병원에선 수술을 권유했지만, 나이가 있어서 수술을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의사의 한 마디
: 중앙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박충규 교수

심장판막 질환은 심장의 판막이 열리고 닫히는 기능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를 말합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판막이 좁아져서 혈액이 원활하게 지나갈 수 없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비후성 심근증, 심근 섬유증, 심근 반흔형성을 초래하면서 심장 기능이 저하하고 심장 확장, 심부전, 급성 심장 돌연사로 진행할 수 있는 위험이 있죠.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대표적인 원인은 퇴행성 변화에 따른 판막 질환입니다. 심장판막은 나이가 들면 칼슘이 쌓여 두꺼워지고 단단해져 제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65세 이상이거나 고혈압, 류마티스 심장 질환을 앓고 있다면 대동맥판막 협착증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노년에서 주로 진단되는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약물로 치료하기 어렵습니다. 중증으로 좁아져 있거나 증상이 있는 경우 손상된 판막을 제거하고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입니다. 

협착의 정도가 중등도 미만이면 대부분 증상이 없습니다. 중등도이거나 중증으로 좁아져 있어도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는 경우가 있는데요. 흉통, 어지러움, 실신,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면 예후는 급격하게 나빠집니다. 수술을 안 했을 때 2~5년 이내에 사망한다고 알려집니다. 급사 위험성이 높아 치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신속하고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의 중증도에 따른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한 세부적인 고려사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치료가 필요한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는 심장 초음파검사를 통해 좁아진 대동맥판막의 면적, 혈류 속도, 압력, 좌심실 구출률, 심박출량, 석회화 정도를 참고해 수술을 시행합니다. 증상의 여부와 상관없이 중증 협착증은 치료 대상이에요. 판막 이외에도 심장 상태를 평가해 적기에 수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좌측 심장 기능이 손상되기 전에 수술을 받아야 장기 생존율이 보존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에 대한 부담도 큽니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대부분 퇴행성 변화로 발병하는 만큼 환자의 상당수가 고령이거나 동반 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개흉 수술을 감당하기 어렵죠. 최근에는 80세 이상의 고령 환자나 심장 수술 고위험 환자일 경우 수술이 아닌 시술적 치료로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TAVR)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수술시간도 단축할 수 있습니다. 수술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체외 심폐 순환시간을 줄여주는 신속 거치형 또는 무봉합 방식의 대동맥판막 치환 수술을 시행할 수 있어요. 고령이더라도 다면적이고 정확한 진단으로 적합한 치료 방법을 선택해 적극적으로 조기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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