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떨림 증상 있다면? ‘파킨슨병’ ‘본태성 떨림’ 정확한 원인 파악해 치료해야

주재영 교수 2024.03.14 10:52

의정부을지대병원 신경과 주재영 교수

의정부을지대병원 신경과 주재영 교수

수전증이라고도 불리는 손 떨림은 흔한 이상운동질환으로,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발생하는 규칙적이고 율동적인 진동을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하지만 같은 손 떨림이라 하더라도 양상과 원인에 따라 분류가 다르며 이에 따른 치료법도 달라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떨림 증상을 호소하지만 이상운동질환인 경우도 있어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면 반드시 신경과 전문의의 정확한 평가와 진단을 받도록 해야 한다.


본태성 떨림은 다른 원인이 동반되지 않은 떨림을 의미한다. 유병률은 전체 인구의 약 1%로 발병 연령은 10대와 50대에서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쪽 상지(어깨와 손목 사이)의 활동성 떨림이 3년 이상 계속되고 다른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로 정의한다. 나이가 들수록 떨림의 강도는 점차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며 특히 65세 이상에서 증상이 발생할 경우 떨림의 정도가 심하고 진행성인 경우가 많다. 본태성 떨림은 특히 물건을 손에 쥐거나, 수저질을 할 때, 글씨 쓸 때 등 행동을 취할 때 특히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며 긴장하면 증상이 심해지고, 술을 먹으면 오히려 증상이 완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머리 떨림이나 목소리, 다리 떨림이 동반될 수 있으며 손 떨림이 한쪽보다는 양손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본태성 떨림은 아직까지 완치하는 방법은 없으나 환자가 일상 생활에서 불편함을 호소한다면 약물요법을 통해 증상 완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베타 차단계 계열(Propranolol), 항전간제 계열(Primidone, Topiramate), 벤조디아제핀 계열(Alprazolam) 등의 약물이 본태성 떨림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약물 치료 효과가 없을 때에는 뇌의 시상 부위를 표적으로 하는 뇌심부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 자기공명유도하 고집적초음파 수술(MRgFUS) 등의 수술 요법을 통해 떨림의 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파킨슨병에서도 떨림이 관찰될 수 있다. 파킨슨병은 치매 다음으로 흔한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서서히 진행되는 서동증(운동이 느려짐), 경직, 안정시 떨림, 균형장애로 대표되는 이상운동질환이다. 본태성 떨림과는 다르게 가만히 있을 때 떨림이 관찰되는 것이 특징이며 활동시에는 떨림이 완화되거나 사라진다. 고령의 나이에서 한쪽에서 시작되는 안정 시 떨림과 함께 서서히 행동이 느려지거나 몸이 뻣뻣해지거나, 보행이 불편해지는 증상이 있다면 이는 파킨슨병을 의심해야 하며 신경과 전문의의 정확한 평가 및 진단과 함께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는 환자마다 다르지만 약물 치료를 기본으로 점차 악화되는 경우 전지 자극 치료 등 수술적 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 이외에도 갑상샘 기능항진증, 복용 중인 약물, 긴장, 피로, 저혈당, 스트레스, 윌슨병, 뇌경색과 같은 뇌의 병변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떨림이 발생할 수 있다.

환자들이 몸이나 팔 떨림을 호소할 때 실제 떨림이 아니라 다른 이상운동질환일 가능성도 있다. 근간대성경련(myoclonus), 근긴장이상증(dystonia), 무도증 (chorea)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근간대성경련은 순간적으로 아주 짧게 나타나는, 전기 충격과 비슷한 돌발적인 양상의 움직임으로 간과 신장 이상에 의한 대사질환, 경련, 약물 등에 의해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근긴장이상증은 특정 부위 근육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수축에 의해 신체가 뒤틀리거나 꼬이는 양상의 이상운동질환이며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무도증(chorea)은 불규칙적이고 예측이 어려운 양상의 마치 춤을 추는 듯한, 물결치는 양상의 비자발적인 움직임이 얼굴, 목, 몸통, 팔다리에 국소적 혹은 전신적으로 나타나는 이상운동질환을 말하며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 환자, 뇌경색과 같은 뇌질환, 헌팅턴병, 약물 등에 의해서 증상이 관찰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이상운동질환에도 다양한 종류의 임상 양상이 있으며 이에 대한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에 따라 병에 대한 접근 및 치료가 달라지게 되므로 이상운동질환이 의심될 경우 신경과 진료를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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