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계획 있는데 자궁근종이라니, 어떤 치료 받아야 할까

김선영 기자 2022.04.04 07:54

[이럴 땐 이 병원] 〈5〉임신·출산까지 고려한 진료 환경 갖춘 곳

◆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환자의 궁금증

최근 들어 아랫배가 조금 불룩해 보이고 약간의 부정 출혈이 있어 산부인과 진료와 검사를 받았습니다. 자궁에 8㎝가량의 근종이 발견돼 치료해야 한다고 합니다. 37세 기혼 여성으로 임신 계획이 있는데, 어떤 방식으로 치료하는 게 적절할까요.
 

의사의 한 마디
: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정용욱 교수

자궁에 약 8cm의 근종이 있고 향후 임신 계획이 있다면 수술을 통한 제거가 가장 적절한 치료 방법입니다. 수술 방법으로는 배를 절개해 근종을 제거하는 개복 자궁근종절제술과 복벽에 5~10㎜ 정도의 작은 절개만을 통해 수술하는 복강경 자궁근종절제술 혹은 수술용 로봇을 이용한 로봇 자궁근종절제술이 있습니다.


자궁근종은 재발이 흔하고 특히 젊은 연령에 발병한 환자일수록 재발률도 높습니다. 따라서 수술 이후에도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며 가능하면 수술 이후에 임신을 서두르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수술 이후, 임신을 시도하는 시기에 대해선 명확하게 알려진 건 없습니다. 윤리적 문제로 임상시험이 어렵기 때문인데요, 다만 기존에 단편적인 연구결과나 의료진의 경험에 비춰 대략 3~6개월 후 임신을 시도할 것을 권고드리고 있습니다. 또한 임신 중에 여러 가지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출산 방법은 자연분만보단 제왕절개를 권합니다.

자궁근종은 치료 후에도 재발을 우려할 수 있습니다. 임신과 출산은 자궁근종의 재발을 예방하는데 가장 중요한 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도 채소 위주의 식습관이 도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경구피임약 역시 자궁근종의 감소에 기여한다는 보고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비만은 자궁근종 재발의 위험인자이니 주의해야 합니다.

근종이 있다고 모두 치료 대상은 아닙니다. 최근 미국산부인과학회 보고에 따르면 폐경 때까지 약 75%의 여성에서 자궁근종이 관찰된다고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초음파 및 영상 검사의 해상도가 갈수록 향상해 예전보다 더 작은 근종도 찾아낼 수 있어 흔한 질환이 됐죠. 특히 최근 만혼이나 저출산과 같은 사회적 환경 역시 여성에서 자궁근종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다른 의미로는, 그만큼 환자의 임신과 관련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병원을 선택할 땐 단순히 근종의 제거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근종을 제거한 이후 임신부터 출산까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할 수 있는 진료 환경이 갖춰져 있는지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임신을 원치 않는 자궁근종 환자의 경우 수술 이외에도 약물치료나 자궁 내 호르몬 장치 삽입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환자가 의료진과 충분한 상의를 통해 치료 방법을 결정할 수 있는지 역시 중요합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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