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여성 괴롭히는 자궁근종, 조기 발견하려면 ‘이것’해야

신윤애 기자 2018.02.19 20:28

자궁근종 별다른 증상 없어… 매년 초음파 검사로 체크해야

미혼인 김모씨(32)는 올해 난생처음 산부인과 검진을 받았다. 작년 12월 아랫배가 불룩해진 느낌이 들었지만 그때는 단순히 살이 찐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다 최근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만큼 생리통이 심해졌다. 김씨는 “미혼인 내가 자궁질환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산부인과를 찾았다”고 했다. 초음파 검사 결과 김씨의 자궁에서 크고 작은 근종이 10개 이상 발견됐다. 가장 큰 것은 지름이 6.5cm였다. 다행히 나머지 근종이 크지 않아 자궁을 보존하며 근종만 떼어내는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산부인과 이대우 교수는 “김씨가 병원을 늦게 찾아 나머지 근종까지 커진 상태였다면 자궁을 보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긴 양성종양(혹)을 말한다. 자궁근종에 가족력이 있거나 임신경험이 없는 여성, 비만한 여성에게 자궁근종이 생길 위험이 높다. 하지만 명확한 발병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여성호르몬과 관계가 있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최근 국내 자궁근종 환자는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자궁근종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34만191명이다. 2012년 28만6086명에서 5년 새 19% 증가했다. 절반가량이 40대 환자지만 김씨 같은 30대 환자도 20%나 된다. 이대우 교수는 “미혼 여성에게도 자궁근종이 흔히 나타난다”며 “하지만 미혼 여성 대부분은 산부인과 검진을 꺼려 조기 발견이 어려운 편”이라고 말했다.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것도 조기 발견의 걸림돌이다. 자궁에 근종이 생기면 간혹 생리통이 심해지거나 생리양이 많아진다. 근종이 자라면서 주변 조직인 방광이나 직장을 눌러 소변을 자주 보거나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컨디션 난조나 방광염, 변비로 착각해 방치하기 쉽다. 이대우 교수는 “근종을 방치하면 크기가 커지는데 이는 난임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방법은 딱히 없다.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검진을 받아 자궁 건강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이 교수는 “미혼 여성이 가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1회 이상 산부인과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자궁근종이 발견됐다고 무조건 치료 하지는 않는다. 근종이 악성인 경우는 자궁근종 환자 1000명 중 1명 정도로 흔치 않다. 양성이었던 근종이 악성으로 변할 확률도 0.2~2%에 그친다. 따라서 증상이 없다면 치료보다는 우선 추적 관찰을 한다. 반면 ▶단기간에 근종이 눈에 띄게 커지거나 ▶심한 생리통이나 성교통이 있는 경우 ▶방광 압박으로 인한 빈뇨 증상 ▶난임의 유일한 원인으로 판단하거나 ▶악성 종양으로 의심되는 경우 등에 해당하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여성호르몬을 주사하는 약물치료다. 완치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산부인과 이대우 교수.

목적보다는 수술 전 근종 크기를 줄이거나 수술이 곤란한 환자에게 주로 시행한다.

둘째는 자궁근종절제술과 자궁적출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다. 자궁근종절제술은 자궁을 보존하며 근종만 떼어내는 수술이다. 재발 위험성은 높은 편이지만 임신이 가능해 미혼 여성에게 많이 시행한다. 반면 임신을 원하지 않거나 근종의 크기가 크고 많은 경우 자궁 자체를 떼어내는 자궁적출술을 해야 한다. 두 가지 수술 모두 개복수술, 복강경수술 혹은 로봇수술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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