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건강 '가늠자' 생리통 통증 기간 따져 질환 검사 받아야

박정렬 기자 2017.11.21 08:55

자연스러운 생리통은 나이 들며 감소…원인 질환 감별법은?

34살 직장인 신모씨는 20대 때 생리통이 심해 진통제를 먹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였다. 병원을 찾아도 다른 원인이 없는 생리통이란 설명을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통증 강도는 서서히 약해졌다. 신씨는 "통증이 줄어 살만하지만, 반대로 생리통이 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생리통은 호르몬 변화에 의한 '원발성 생리통'과 자궁근종 등 질환으로 인한 '속발성 생리통'으로 나뉜다. 속발성 생리통일 땐 진통제만 사용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원인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사진 인제대 상계백병원]

생리통은 생리 주기에 따라 나타나는 통증을 말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여성의 절반 이상이 생리통을 겪는다. 이 중 약 20%는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통증을 심하게 느낀다고 알려져 있다.

생리통은 ▶30세 이하 ▶체질량지수(BMI) 20 이하로 마른 체형 ▶흡연자 ▶12세 이전 초경 경험자 ▶생리 주기와 생리 기간이 긴 여성 ▶생리가 불규칙하고 생리량이 많은 여성에 심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첫 아이를 분만하거나 출산을 많이 한 경우 생리통이 덜하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산부인과 김명환 교수는 "신씨처럼 대부분 특별한 원인 질환이 없는 생리통이다. 이를 원발성 생리통이라 한다"며 "원발성 생리통은 나이가 들수록 통증 강도가 주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자궁근종 등 원인질환에 의한 생리통은 속발성 생리통이라 한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산부인과 김명환 교수 [사진 인제대 상계백병원]
 

호르몬 변화로 인한 '원발성 생리통'
원발성 생리통은 호르몬 변화로 생긴다. 생리할 때 만들어지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호르몬이 자궁을 수축시켜 발생한다. 초경 시작 1~2년 후부터 시작한다. 생리 시작 1~2일 전이나 생리 직후 발생해 2~3일간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치료는 일차적으로 진통제(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나 호르몬 피임제(먹는 약·주사· 자궁내장치) 등의 약물을 사용한다. 호르몬 피임제는 피임을 원하는 여성에게만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신경 차단술'을 고려할 수 있지만 진토제와 비교해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 주로 약물의 용량을 줄이는 용도로 사용된다. 이 경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와 호르몬 피임제 두 가지 약물을 병합해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으면 발견하지 못한 원인이 있는지 정밀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원인 질환 치료해야 하는 '속발성 생리통'
원발성 생리통과 달리 자궁 질환이나 골반 문제 등으로 발생하는 통증은 '속발성 생리통'이다. 자궁내막증·자궁근종·자궁선근증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속발성 생리통은 원발성 생리통과 비교해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우선 ▶발생 연령이 높은 편이고 ▶초경 수년 후 시작되며 ▶생리 시작 1~2주 전부터 통증이 발생해 생리가 끝나고도 수일 더 지속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초음파·복강경·자궁경·혈액 검사 등을 받아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속발성 생리통 역시 원발성 생리통에 사용되는 약물과 치료법을 일차적으로 사용한다. 김명환 교수는 "속발성은 원발성 생리통보다 통증이 주는 정도가 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리통은 혈관과 자궁수축으로 인해 발생한다. 따라서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상계백병원 김명환 교수는 "생리통에 먹는 진통제는 중독성·의존성이 없다. 생리통이 심한 경우 무조건 참지 말고 적절하게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며 "만일 생리통이 갑자기 생겼거나 강도가 점점 강해진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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