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췌장암은 지난 20년간 5년 생존율이 거의 그대로다. 90년대 9.4%에서 2014년 10.1%로 변화가 미미하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전체 암 중 발생 빈도는 10번째다. 발병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1.5배, 육류나 고지방 식사를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배 정도 높다고 알려져 있다.
몸 속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췌장
췌장암의 치료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조기 발견이 힘들다는 점 때문이다. 흔히 이자로도 알려져 있는 췌장은 몸 속 가장 깊은 곳에 있는데다 췌장암의 징후나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 비췌장질환이나 췌장염에서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하다. 대표적인 것이 식욕 부진이다. 병이 진행되면 복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조기 발견이 가능한 췌장 머리 부위에 암이 발생하면 쓸개관이 폐쇄돼 황달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황달은 진행 초기에도 나타나기 쉽다. 체중이 갑자기 부쩍 감소하거나 급성 췌장염이 이유 없이 발생할 때, 계속 복통을 느낄 때에도 췌장암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등 가까이나 몸 안쪽으로부터 뻐근한 느낌이 전해져 온다면 무시하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게 좋다. 병원에서는 진단을 위해 혈액검사와 종양 표지검사를 시행한다. 영상 검사로는 주로 초음파를 이용하는데, 이것은 통증이 있거나 황달이 있는 환자에게 간, 담도, 췌장계의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진행한다.
가족력 없는 데 갑자기 당뇨 생겼다면 의심
췌장암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중요한 췌장암 유발 인자는 흡연이다. 담배의 독성 물질은 췌장 등 소화기에 악영향을 끼친다. 흡연자의 췌장암 발생 위험이 비흡연자에 비해 2~5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흡연 외에도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 모두 췌장암 발병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뇨병, 만성 췌장염, 비만 등도 췌장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가족력이 없는데 갑자기 당뇨가 생겼다면 췌장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한 나이가 많을수록 발생 빈도가 높기 때문에 고령의 환자는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실제로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췌장암 환자 중 70.5%가 60세 이상이었다.
1~2기 췌장암은 절제술 등 수술로 치료
보통 췌장암 1~2기 환자는 수술로 치료한다. 이들은 전체 췌장암 환자의 각각 1%, 27.3%에 해당된다. 췌장암의 위치와 심한 정도에 따라 췌십이지장 절제술 또는 총담관 공장문합술(작은창자와 간에서 나오는 담관을 직접 이어주는 수술)을 진행한다. 1980년대에는 수술 사망률이 10% 이상이었지만 최근에는 1~2% 이하로 줄었다.
환자 75% 이상이 해당되는 췌장암 3~4기는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항암치료를 실시한다. 항암치료를 하더라도 완치가 어렵고 구토와 탈모 같은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췌장암을 일반적인 검진으로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췌장암의 여러 증상을 숙지하고 의심이 된다면 곧바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특히 당뇨를 앓고 있는 사람, 비만인 사람, 만성췌장염에 시달리는 사람,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 수술 치료가 가능한 시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도움말: 대전선병원 이계성 소화기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