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환자 절반은 당뇨병 동반. 가족 중 나만 당뇨병일 땐 특히 주의

박정렬 기자 2017.12.06 10:32

췌장에 암 생기면 내분비 기능 저하. 복부 CT 등 정기 검사 받는 게 좋아

췌장암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전체 암 중 2.7%를 차지한다. 적게 발생해 일반인이 많이 알지 못하고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조기진단이 쉽지 않다. 그래서 5년 생존율이 10%에 못 미치는 치명적인 암이다.

췌장암을 진단하는 데는 북부CT 검사가 가장 널리 활용된다. 사진은 복부CT 촬영 모습 [사진 중앙대병원]

췌장암은 유전적 요인과 함께 흡연·비만 등과 연관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 당뇨병도 그 중 하나다. 가족력이 없는데 갑자기 당뇨병이 생기거나, 기존에 있던 당뇨병이 급격히 악화되면 췌장암을 의심해야 한다.

췌장암과 당뇨병의 상관관계를 뒷받침하는 연구는 많다. 일례로 프랑스 국제질병예방연구소에 따르면 전체 췌장암 환자 가운데 약 50%가 당뇨병이 있고, 이 중 절반 이상은 10년 이상 당뇨를 앓았다.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도재혁 교수는 “췌장암 환자의 50~60%는 당뇨병을 동반한다. 절반 이상은 2년 내에 당뇨병이 생긴다"며 "반대로 췌장암 환자가 수술을 통해 암을 제거하면 3개월 내에 당뇨병이 호전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췌장암 환자 절반은 당뇨병 동반
이유가 뭘까? 췌장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등의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곳에 암이 생기면 이로 인해 당뇨병 같은 이차적인 내분비기능 장애가 발생될 수 있다. 아직 당뇨병이 췌장암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중요한 건 두 질환의 연관성이 크다는 점이다. 도재혁 교수는 “만일 ▶당뇨병을 장기간 앓거나 ▶당뇨병 가족력이 없는데 갑자기 진단 받은 경우 ▶평소에 잘 조절 되었던 당뇨가 갑자기 조절이 안되는 경우에는 췌장암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췌장암 진단에는 혈액검사·혈청종양표지자·초음파검사·복부CT와 복부MRI, 내시경적 역행성담췌관 조영술(ERCP) 등이 활용된다. 이 중 복부CT가 췌장암을 초기에 진단하는데 가장 널리 활용된다. 검사자에 따른 오류가 적고, 병변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영상도 세밀해 1cm정도의 암도 잡아낸다.

중앙대병원 도재혁 교수는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병(제2형 당뇨병)이 있는 경우, 췌장암 발생 위험은 1.8배로 높아지며, 우리나라 췌장암 환자의 당뇨병 유병률은 28~30%로 일반인(7~9%)의 3배 이상이기 때문에, 당뇨병을 장기간 앓고 있는 사람과 가족력 없이 갑자기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은 우선 복부 CT 등을 포함한 검사를 반드시 받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 교수는 “이외에도 만성췌장염 환자, 췌장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등 췌장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은 정기적으로 복부 CT 등의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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