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자주 마시는 데 살 빠진다? 10명 중 4명 앓는 '이 것' 의심해야

박정렬 기자 2017.11.15 11:08

알코올 의존중 환자 40%는 '당뇨병' 심혈관계질환·암 유발해

14일은 당뇨병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당뇨병 퇴치를 위해 제정된 세계 당뇨병의 날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6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1명(11.3%)은 당뇨병을 앓고 있다.

과도한 음주는 당뇨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중앙포토]

당뇨병은 일단 발병하면 완치가 어려워 예방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신경써야 할 것이 식생활습관, 그 중에서도 음주 습관이다.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장기간 음주를 이어온 알코올중독 환자는 일반인보다 당뇨병 위험이 훨씬 높다. 우리 병원도 알코올 중독으로 입원한 환자의 약 40%가 당뇨병을 앓는다”고 말했다.

다식·다음·다뇨 등 3대 증상 있으면 의심해야
당뇨병은 인슐린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포도당이 체내 대사되는 과정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다. 혈중 포도당, 즉 혈당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포도당은 우리 몸에 필요한 기본적인 에너지원이다. 이를 실제 에너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필요하다. 만약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분비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체내에 흡수된 포도당이 사용되지 못해 혈액을 거쳐 소변으로 나온다. 이 경우 ▶갈증이 나 물을 자주 많이 마시거나 ▶소변을 자주 보고 ▶살이 빠지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당뇨병의 3대 증상은 다음(多飮)·다식(多食), 다뇨(多尿)이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많다.[자료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의 원인은 다양하다. 특히 과도한 음주는 당뇨병을 유발하는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전 원장은 "알코올은 인슐린 생성에  관여하는 효소(글루코카이나제)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인슐린을 생성·분비하는 췌장세포의 기능을 떨어트린다"며 "당뇨병은 물론 치명적인 췌장암의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실제 동물 실험에서도 알코올을 8주 동안 먹인 쥐는 인슐린를 주사해도 일반 쥐보다 포도당을 분해하는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알코올 과다 섭취로 인한 당뇨병은 동맥경화를 비롯해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실명 등 전신에 합병증을 일으킨다. 만일 술을 마신 뒤 견딜 수 없이 배가 아프다면 급성췌장염을 의심해야 한다. 췌장염이 만성화 되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줄어 당뇨병이 생기거나 췌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전용준 원장은 “췌장암은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없고 5년 생존율이 10% 이하일 만큼 치명적이다”며 “예방이 최선인 만큼 췌장에 부담을 주는 음주·흡연· 과식을 피하고 평소 건강관리에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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