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법만 10가지…내게 맞는 노안 수술은?

김진구 기자 2017.02.15 09:00

안경 썼다면 노안 라식, 각막 얇으면 인레이, '노안+백내장'엔 인공수정체

최근 노안이 찾아온 직장인 최종훈(47·가명)씨. 가까운 곳이 보이지 않는 불편도 심하지만, 후배 직원들 앞에서 돋보기를 쓰는 것은 더욱 싫다. 당장이라도 노안 수술을 받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너무도 많은 노안 수술법 때문에 혼란스럽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봐도 서너 곳의 안과를 직접 방문해 봐도 각기 다른 수술법을 추천한다. 결국 최씨는 지인이 추천한 A병원에서 수술을 받기로 했지만, 여전히 찝찝한 마음이다.

노안 수술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노인의 사회 활동이 증가한 데다 노안이 오는 시기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수술법도 굉장히 다양하다. 방법에 따라 적게는 세 가지, 많게는 열 가지에 이른다. 그러나 수술법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환자는 헷갈리기 쉽다. 입소문만으로 자신에게 맞지도 않는 수술을 덜컥 받았다간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낭패를 보기 쉽다.

 

전문가들은 자신에게 맞는 수술법은 따로 있다고 강조한다. 시력, 각막의 상태, 현재 앓고 있는 질환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수술법이 있다. 직업과 취미에 따른 생활습관에 따라서도 다르다. 컴퓨터를 이용한 모니터 작업을 주로 하는 사람과 책·신문을 주로 읽는 사람의 교정 목표 시력은 당연히 다르다.

 

노안라식 vs 인레이 vs 다초점 인공수정체

 

노안수술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한다. 첫째, 라식·라섹을 응용한 방법이다. 레이저를 이용하기 때문에 레이저교정술이라고도 한다. 수술법 자체는 라식·라섹과 같다. 다만 일부러 양 눈의 시력을 다르게 시술한다. 비주시안(자주 사용하지 않는 눈)을 일부러 근시로 남겨둔다. 한 눈은 먼 거리를, 다른 한 눈은 가까운 거리를 보도록 역할을 나눈 것이다.

 

둘째, 각막 사이에 ‘인레이’라는 아주 얇은 막을 집어넣는 방법이다. 수술은 비주시안에만 한다. 노안 라식과 마찬가지로 양 눈이 각각 먼 곳, 가까운 곳을 보도록 한다. 들어가는 막의 종류에 따라 카메라인레이, 레인드롭인레이로 나뉜다.

 

카메라인레이는 링처럼 생긴 얇은 막이다. 카메라의 조리개를 줄이면 상이 또렷해지는 것처럼 초점을 가운데로 모아 가까운 곳을 잘 보이게 한다. 레인드롭인레이는 투명한 막이다. 얇은 막이 각막에서 굴절되는 각도를 바꿔 가까운 곳이 또렷하게 보이게 하는 원리다.

 

셋째, 기존 백내장 수술을 응용한 다초점 인공수정체 수술이다. 백내장이 대부분 노안과 함께 온다는 점에서 두 수술을 한 번에 한다는 장점이 있다. 미리 도수를 계산한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넣는다. 양 눈에 각각 다른 도수의 단초점 인공수정체를 넣는 방식도 있지만, 최근엔 양 쪽에 모두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넣는 방법이 각광받는다.

 

수술 전 각막상태·부작용 확인해야

이 가운데 백내장이 있으면 라식이나 인레이는 하지 않는다. 백내장을 제외한 다른 눈 질환은 노안 수술 전에 해결하는 게 원칙이다. 녹내장이나 황반변성이 있을 때는 수술할 수 없다.

 

평소 앓고 있던 질환도 확인해야 한다. 특히 당뇨병은 다양한 눈 합병증을 유발한다. 결론적으로 당뇨병이 있어도 수술을 받을 수는 있지만, 합병증이 심하면 기대했던 시력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당뇨 합병증으로 황반 부종이 있다면 수술보다는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로 교정하는 게 낫다.

 

유전병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레이저로 각막을 깎아내면 각막이 불투명해지는 ‘아벨리노이영양증’이라는 유전병이 있다. 낯선 이름이지만 한국인 870명 당 1명꼴로 유병률이 낮지 않다.

 

수술 전에 근시가 심해 안경을 썼다면 라식·라섹이 알맞다. 원래 있던 근시를 함께 없앨 수 있다. 반면 눈이 좋았는데 노안이 와서 돋보기만 썼다면 인레이 삽입이 낫다.

 

젊었을 때 라식이나 라섹 수술을 받았다면 노안 라식 또는 인레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라식이나 인레이는 각막의 모양과 두께가 중요하다. 기준치 이상일 때만 수술할 수 있다. 젊었을 때 각막을 깎아내는 수술을 받았다면 각막이 얇아졌을 가능성이 크다. 정확한 검사를 통해 수술이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알아두는 것도 좋다. 부작용이 없는 수술은 없다. 라식·라섹은 안구건조증이, 다초점 인공수정체 수술은 야간 빛 번짐 현상이 한동안 나타난다. 인레이 삽입술은 근거리 시력은 좋아지지만 원거리 시력이 조금 떨어지는 현상이 있다.

 

서울시보라매병원 안과 한영근 교수는 “과거에도 여러 노안 수술법이 나왔지만, 몇 년간 반짝했다가 사라졌다”며 “노안은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한다. 아직까진 탄력을 회복시키는 근본적인 방법이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안과학회 김재용 부총무이사(서울아산병원) 역시 “합병증이 없는 한 재수술을 하지 않으므로 평소 생활습관과 환자 상태에 따라 신중하게 수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저작권자(c)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