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도 노인을 어르신 등으로 순화시켜 부르지 않나. 이런 변화에 맞춰 학회 전 회원을 대상으로 노안 대체용어를 공모했다. 국립국어원에 검토를 의뢰한 뒤 지난해 4월 열린 대한안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최종 '조절저하눈'으로 결정됐다"
-조절저하눈에서 '조절'은 무엇인가.
"젊을 때 사람의 눈은 가까운 곳이나 먼 곳을 볼 때 카메라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스스로 초점을 맞춰 사물이 잘 보인다. 카메라로 치면 자동 초점(오토 포커스) 기능이 뛰어나다. 이 과정을 조절이라 한다. 조절저하눈은 이름처럼 조절 기능이 약해진 상태를 의미한다. 과거 노안이라고 불렀던 건 대부분 나이가 들며 조절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조절저하눈의 주요 증상은.
"가장 먼저 먼 곳과 가까운 곳을 교대로 볼 때 초점을 맞추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러다 근거리(약 25~30㎝)에 있는 물체가 잘 보이지 않고, 눈의 피로를 느끼거나 두통을 호소한다. 만일 팔을 쭉 뻗은 뒤에야 스마트폰 글씨가 보인다면 노안을 의심해야 한다. 반면 기존에 먼 곳이 잘 보이지 않는 근시가 있는 사람은 노안이 근시를 상쇄해 오히려 안경을 벗으면 가까운 곳이 더 잘 보이기도 한다. 이를‘행복한 근시’라고 부른다"
-조절저하눈과 비슷한 안과 질환이 있나.
"백내장과 황반질환이 대표적이다. 특히 당뇨병이 있다면 안과를 찾아 황반의 문제는 없는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자칫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황반질환일 땐 시야 가운데가 뿌옇거나 검은점이 보이고, 직선이 휘거나 비뚤어져 보이기도 한다"
-조절저하눈을 예방할 수 있나.
"조절저하눈은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돋보기를 쓰거나 노안 교정 수술을 통해 일상생활의 불편을 줄일 수 있다"
-수술 대신 돋보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종류가 다양한데.
"돋보기는 안과에서 굴절검사를 통해 교정 도수를 정한 후 안경을 처방한다. 나이가 들수록 조절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1년에 한 번은 안과를 찾아 돋보기 도수를 교체하는 게 좋다. 돋보기 렌즈는 ▶단초점 ▶이중초점 ▶다초점 으로 나뉜다. 단초점은 일반적인 돋보기다. 이중초점은 하나의 안경 렌즈를 위·아래로 나눠 두 도수가 한 렌즈에 포함돼 있다. 보통 위는 먼 곳이 잘 보이는 원거리용 렌즈, 아래는 근거리용 렌즈를 쓴다. 중간 거리 사물이 잘 안 보인다는 단점이 있다. 다초점 렌즈는 거리와 관계 없이 잘 보인다. 하나의 렌즈에 중심은 먼 거리가 잘 보이는 도수를, 아래쪽에는 가까운 거리가 잘 보이는 도수를, 중간은 중간 거리가 잘 보이는 도수를 점진적으로 활용한다. 미용상에 이점이 크고 불편함도 덜하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적응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돋보기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은.
"먼저 직업과 활동도를 고려해야 한다. 사무직인 경우 다초점을 선호하는 반면 활동량이 많으면 상대적으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들은 원거리와 근거리 두 개의 안경을 쓰는 걸 우선적으로 추천한다. 나이와는 관계없다. 돋보기는 40세 이상 전 연령에서 사용할 수 있다"
◇장지호 교수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부교수, 대한안과학회 홍보이사, 한국소아사시학회 편집이사, 한국신경안과학회 총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