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혼에 40대 남성 난임 급증, 10년 전보다 40% 늘어

박정렬 기자 2021.07.15 10:40

미즈메디병원, 최근 10년간 남성 난임 환자 1만1889명 분석

결혼 후 5년 동안 아이 소식이 없자 병원을 찾은 김모(42)씨는 난임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의 병명은 정계정맥류로 고환에서 나오는 정맥혈관이 늘어나고 구불구불해져서 밖으로 드러나거나 만져지는 병이다. 김씨는 즉시 수술로 이를 치료했고 다행히 임신에 성공할 수 있었다.
 

최근10년간 30대 40대 남성 난임 환자 비율. 미즈메디병원

늦은 결혼과 임신, 출산으로 남성 난임 환자의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다. 성삼의료재단 미즈메디병원이 최근 10년(2011~2020)간 남성 난임으로 진단받은 환자 1만1889명을 분석한 결과 30대가 72.7%, 40대가 19.6%를 차지했다. 특히, 40대 남성 난임 환자 비율은 2011년 16.3%에서 2020년 21.4%로, 10년 사이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역시 해가 지날수록 30~34세보다 35~39세 남성 난임 환자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즈메디병원 비뇨의학과 김기영 주임과장은 “결혼과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남성 난임 환자의 연령대 역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런 추세라면 10년 후에는 30대보다 40대 남성 난임 환자가 더 많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남성 난임의 원인은 무정자증, 정계정맥류, 호르몬분비 이상, 환경호르몬 노출,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 원인이 다양하다. 정계정맥류나 정자 이동 통로가 막힌 폐쇄성 무정자증이 원인이라면 현미경 수술로 교정하고 수술적 교정이 불가능한 폐쇄성 무정자증과 고환 기능 문제로 인한 비폐쇄성 무정자증의 경우 고환에서 정자를 추출해 체외수정을 통해 임신이 가능하다.
 

미즈메디병원 비뇨의학과 김기영 주임과장(왼쪽)과 김종현 진료과장. 

미즈메디병원 비뇨의학과 김종현 진료과장은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난임도 부부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해 병원을 찾는 남성이 늘고 있다”며 “건강한 정자가 많아야 자연임신 또는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아기시술을 통한 임신 가능성이 높아지기에 이를 위해 금연과 절주, 적절한 운동,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자가 만들어져서 외부로 나오는데 약 3개월이 걸리므로 남성도 이 정도의 임신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즈메디병원 비뇨의학과는 30여년간의 남성 난임 연구와 정자 추출술, 정계정맥류 수술, 미세현미경 수술 등 3500건 이상의 남성 난임 수술을 집도했다. 1997년 국내 최초로 고환조직 냉동보관은행을 개설하고 다수의 기초, 임상 연구를 발표해 대한 생식의학회 학술상, 대한비뇨기과학회 우수발표 연제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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