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미지 보며 자궁근종 제거
전신 마취 안 해 환자 빨리 회복
주요 대학병원급 치료체계 구축
개인병원 유일 모든 치료체계 구축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기는 일종의 혹(양성종양)이다. 자궁근종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놔두면 조금씩 크기가 커지면서 각종 증상이 생긴다. 악화하면 불임·유산·조산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민트병원 김재욱 대표원장은 “교과서적으로 자궁근종이 있다고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어떤 증상이 생기느냐에 따라 치료를 고려한다”고 말했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크게 네 가지다. 생리 양이 과도하게 많은 경우, 생리통이 심한 경우, 크기가 커져 주위를 압박해 생기는 빈뇨·급박뇨·변비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위치가 좋지 않아 임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다.
치료법은 다양하다. 전통적인 방법은 복강경·자궁경을 이용한 수술이다. 비수술 치료는 ‘자궁동맥색전술’과 ‘하이푸(HIFU·집속초음파치료)’가 대표적이다. 색전술은 2~3㎜ 크기의 튜브를 대퇴동맥에 삽입하고 여기에 1㎜의 가는 관을 넣어 자궁동맥에 접근해 미세입자로 근종으로 가는 혈관만 막아 근종을 굶겨 죽이는 치료다. 반면에 하이푸는 초음파에너지를 한곳에 모아 65~100도의 열로 근종을 태워 없앤다.
이 모든 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흔치 않다. 대학병원 중에서도 몇 곳만 가능하고, 개인병원 중에선 민트병원이 유일하다. 김재욱(색전술·하이푸)·김건우(색전술) 원장의 의료진에 지난 2월 확장 개원과 함께 삼성서울병원 출신의 하이푸 전문가 김영선 원장과 산부인과 전문의 김하정(복강경·자궁경절제술) 원장이 합류하면서 ‘환자 맞춤 치료’의 퍼즐이 완성됐다. 김 원장은 “각 분야를 맡은 4명의 의료진이 활발한 논의를 통해 최적의 치료법을 결정한다”고 했다.
맞춤 치료는 민트병원의 치료 기준에서 잘 드러난다. 당연히 비수술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반드시 기준에 합당한 경우에만 적용한다.
명확한 기준 따라 최적 치료 제시
하이푸의 경우 MRI 진단 영상이 판단의 근거가 된다. 근종은 세 가지 타입으로 분류된다. 영상에서 까맣게 표현되는 근종은 하이푸 치료가 적합한 타입(Type1)이다. 혈류가 많지 않다는 의미다. 마른 장작이 잘 타는 것처럼 ‘마른 근종’은 하이푸로 잘 태울 수 있다. 반면에 하얗게 표현되는 근종(Type3)은 ‘젖은 근종’으로 하이푸 효과를 보기 어렵다. 둘 사이에 있는 ‘Type2’의 경우 5㎝ 미만의 근종에 한해 시술을 고려한다. 이 같은 기준은 2007년 일본의 후나키라는 의사가 제안하고 김영선 원장이 연구를 통해 재확인한 가이드라인이다. 또 하이푸는 각각의 근종을 태워야 하기 때문에 3개 미만, 가장 큰 근종 기준 6㎝ 미만, 배에서 10~12㎝ 이하의 깊이에 있는 Type1 근종에 한해 치료를 고려한다. 근종 위치가 깊어지면 도달하는 초음파가 약해 효과가 없어서다.
색전술은 이보다 적용 범위가 넓다. 근종의 개수나 크기에 딱히 제한이 없다. 다만 크기가 10㎝가 넘으면 색전술 후 크기가 줄어도 여전히 클 수 있어 증상에 따라 다음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김 원장은 “남은 근종의 크기가 불편함을 초래하느냐가 치료의 관건”이라며 “증상이 개선되고 문제가 없으면 굳이 추가 치료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명확한 치료 기준을 따르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한다. 하이푸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실제 일부 병원의 무분별한 하이푸 시술로 안티 하이푸 카페가 생겼고 의료소송도 있었다. 무리하게 하이푸를 적용해 생긴 결과다.
하이푸, 다 같은 하이푸 아니다
하이푸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MRI 영상을 보면서 시술하는 ‘MRI 유도 하이푸’와 초음파 영상을 보며 시술하는 ‘초음파 유도 하이푸’로 나뉜다. 이 중 MRI 유도 하이푸에는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치료 대상인 근종의 온도뿐 아니라 그 주변의 장기 온도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시술 시 영상에 각 부위 온도가 색깔로 구분돼 표시된다. 따라서 열이 너무 과해지거나 근종 이외의 부분이 일정 온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것을 쉽게 인지·제어할 수 있다.
민트병원은 이 같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자궁근종 치료의 객관적인 기준을 정립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원장은 “현재 각 치료법의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자궁근종 치료 전반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없다”며 “이런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것이 우리 병원의 미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