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3명 중 1명은 ‘만성두통’ 위험…심하면 전문의 찾아야

김진구 기자 2017.01.24 09:18

환자 대부분 다른 두통으로 오인…정확한 약 복용법도 몰라

직장인 3명 중 1명은 만성두통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두통학회가 1월 23일 ‘두통의 날’을 맞아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직장인 90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흔히 두통은 잠시 나타났다 사라진다고 여겨진다. 대부분이 두통이 심해졌을 때 병원을 찾는 대신 약을 먹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만성두통일 경우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게 좋다.

 

국제두통학회의 ‘국제두통질환분류’에 따르면 주 2회 이상, 한 달 8회 이상 두통은 만성두통의 위험신호다. 한 달의 15회 이상 3개월 지속되면 만성두통으로 진단한다.

 

이번 설문조사에선 직장인 91%(824명)가 최근 1년 안에 두통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두통 빈도를 묻는 질문에는 29.3%가 주 1~3회, 8.2%는 주 4회 이상이라고 답했다. 직장인 10명 중 3명은 만성두통 위험이, 10명 중 1명은 이미 만성두통을 경험한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70.9%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고 답했으며, 5.3%는 결근한 적이 있을 정도로 심각한 두통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미루고 안 먹을수록 증상 심해져

 

두통을 경험한 824명의 두통 증상도 저마다 달랐다. 속이 메슥거리거나 체한 느낌과 함께 나타난다는 응답이 43.2%로 가장 많았고, 이어 머릿속이 심장 박동처럼 욱신욱신 아프다(32.4%), 밝은 곳일수록 증세가 심해진다(14.5%)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복수응답).

 

모두 편두통의 증상이다. 그러나 대부분(75.8%)이 의사와 상담해보지도 않은 채 자신의 두통을 편두통(34.8%), 신경성 두통(21.1%), 긴장형 두통(7.8%), 목 디스크(2.1%)라고 정의내리는 등 자의적으로 병을 오인하는 경우가 흔했다.

 

두통을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환자가 많았다. 응답자의 65.1%가 편두통 전문 치료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대한두통학회 김병건 회장은 “두통에 소극적으로 대처할수록 점점 잦아지고 세진다”며 “혼자 병명을 오인해서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면 일상에 더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두통학회 주민경 부회장은 “두통은 원인과 양상이 매우 다양하고, 진단에 따라 대처법이 달라지므로 꼭 두통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을 권한다. 특히 한 달에 8번 이상 머리가 아프면 만성두통의 경고임을 알아채고 신경과 두통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두통약, 통증 시작 후 1시간 이내에 복용해야

 

이번 설문에서 직장인의 두통약(진통제) 복용 실태도 확인됐다. ‘통증 시작 후 1시간 이내’인 올바른 두통약 복용 방법을 정확히 알고 먹는 환자는 두통 경험자 824명 중 14.5%에 불과했다. 

 

대부분(66.4%)이 참다가 심해졌을 때 두통약을 복용하거나, 아예 복용하지 않는(19.1%)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경 부회장은 "두통이 심해지고 나서 두통약을 복용하면 약물을 과용하게 돼 약물과용 두통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올바른 두통약 복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카페인 등 여러 성분이 섞인 복합진통제는 한 달에 9일 이하, 단순진통제는 14일 이하로 복용 횟수를 조절해야 한다”며 “그보다 많은 두통약이 필요할 정도면 반드시 두통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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