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노인이 먹고, 대사질환자가 멀리하는 '이것'은?

정심교 기자 2016.12.16 08:55

샐러드에 넣어 먹으면 비타민 E 흡수율 높여

달걀의 영양 기능성이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발표된 여러 논문에서 달걀이 비타민 E의 흡수를 돕고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 입증됐다. 달걀에서 새롭게 밝혀진 영양 기능성분을 알아본다.

 

달걀을 샐러드에 넣어 먹으면 비타민 E의 흡수율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샐러드에 달걀 세 개 더하면 비타민 E 흡수↑   

 

채소 샐러드에 달걀 세 개를 더하면 채소의 비타민 E 흡수량이 4∼7배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퍼듀대학 연구팀은 '영양학 저널'(Journal of Nutrition)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항산화 비타민이자 '회춘 비타민'로 알려진 비타민 E는 견과류·씨앗류에 풍부하다.

 

퍼듀대 영양과학과 웨인 캠벨 교수는 "비타민 E는 미국인이 두 번째로 부족하게 섭취하는 영양소"라며 "항산화 및 염증에 치료 효과가 있는 지용성(脂溶性) 비타민"이라고 소개했다.

 

소비자가 다양한 색깔의 채소로 만든 샐러드에 달걀을 추가하기만 하면 비타민 E를 쉽게 보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박사 등 연구팀은 건강한 젊은 남성 16명에게 각각 달걀이 안 든 채소 샐러드, 달걀 1.5개(75g)를 추가한 채소 샐러드, 달걀 세 개(150g)를 넣은 채소 샐러드를 제공했다. 연구 참여자의 식탁에 오른 모든 채소 샐러드엔 3g의 카놀라유와 스크램블 에그가 추가됐다. 연구팀은 식용유·씨앗류·견과류 같은 천연 식품에 함유된 비타민 E가 어느 정도 몸에 흡수되는지를 살폈다.

 

채소 샐러드에 달걀 세 개를 추가했을 때 비타민 E의 체내 흡수율이 4∼7배 증가한다는 것이 이 연구의 결론이다.

 

연구팀은 채소 샐러드에 달걀 세 개를 추가하면 라이코펜, 제아잔틴, 루테인, 베타카로틴, 알파카로틴 같은 카로티노이드(항산화 성분)의 흡수율이 3∼8배 높아진다는 사실도 지난해 확인했다.

 

달걀엔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 외에 반드시 음식을 통해 보충해야 하는 필수 아미노산, 비타민 B군, 소량의 비타민 E가 들어 있다.

 

연구팀은 "달걀 같이 비타민 E가 든 식품을 함께 먹을 때 비타민 E의 체내 흡수율이 높아진다"며 "이는 궁합이 맞는 식품을 함께 먹으면 영양학적 가치가 개선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세계 최고령자의 장수비결은 매일 달걀 먹기

 

이탈리아의 116세 엠마 모라노 할머니는 현재 세계 최고령자다. 1899년 11월29일생인 그의 생애는 무려 3세기에 걸쳐 있다. 2015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라노 할머니는 자신의 장수 비결에 대해 "매일 날달걀 두 개를 먹은 것"이었다고 밝혔다.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5월 13일자)에 실린 관련 기사 제목도 '세계 최고령자의 장수 비결은 하루에 날달걀 두 개 먹기'라고 밝힌 바 있다.

 

모라노 할머니는 소량의 저민 날고기와 파스타를 즐겼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모라노 할머니는 10대 때 빈혈 때문에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가 날달걀을 먹으라고 권장한 것이 계기가 돼 달걀과 한 세기 넘게 인연을 맺게 된 계기였다.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이혼하고) 홀로 산 것도 자신의 장수를 도왔다고 덧붙였다.

 

많은 노인은 식욕이 떨어지고 치아가 부실해지며 마트에 가는 일조차 힘들어한다. 수입이 줄고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 있으며 홀로 생활하는 노인도 많다. 햇볕도 덜 쬔다. 외출이 드문 노인은 비타민 D 보충을 위해서라도 달걀을 하루 한 개 이상 먹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 비타민 D가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도와 노인의 뼈 건강을 지켜주기 때문이다.

 

최근엔 비타민 D가 암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햇볕을 받으면 피부에서 합성돼 '선 샤인 비타민'으로 통하는 비타민 D는 나들이가 적은 노인에게 특히 부족하기 쉽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최근 70세 이상 노인은 비타민 D를 하루 800 IU(국제단위) 이상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성인의 하루 비타민 D 권장량(600 IU 이상)보다 오히려 많은 양의 섭취가 노인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달걀 노른자 1개엔 비타민 D가 약 40 IU, 참치 캔 한 컵엔 238 IU, 대구 간유 1 찻숟갈엔 1350 IU의 비타민 D가 들어 있다.

 

비타민 D 외에도 계란엔 오메가-3 지방, 콜린, 비타민 A, 셀레늄, 아연, 루테인, 제아잔틴 같은 웰빙 성분이 풍부하다.

 

비타민 B군의 일종인 콜린(choline)은 기억력 개선을 돕는다.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치매 발생 위험이 높은 노인에게 DHA 등 오메가-3 지방은 효과적인 치매 예방약이다. 오메가-3  지방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혈관 건강에도 이롭다. 심장병·뇌졸중이 걱정되는 노인에게 계란을 권하는 것은 그래서다. 아직 증거가 제한적이지만 루테인·제아잔틴이 인지기능 저하를 늦춘다는 연구결과도 제시됐다.

 

루테인·제아잔틴은 눈 건강에도 유익한 항산화 성분이다. 노화로 인한 시력감퇴, 실명(失明) 위험을 낮추는 식품으로 달걀이 거론되는 것은 비타민 A, 루테인, 제아잔틴 등 '눈 건강 3총사'가 달걀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대사증후군 환자, 건강한 사람보다 달걀 적게 먹어

 

대사증후군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계란과 우유 섭취량이 유독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강명화 교수팀이 대사증후군 환자 15명과 건강한 사람 25명 등 모두 40명의 식사내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강 교수팀은 연구 대상자가 아침에 일어난 뒤 밤에 잠들기 전까지 섭취한 모든 음식명과 섭취량, 해당 음식에 들어간 재료 명칭과 재료량 2∼3일치를 모두 조사했다. 연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56.3세였다. 대사증후군 환자의 평균 하루 섭취 열량은 2154㎉로 건강한 사람 평균(1873㎉)보다 약간 높았다.

 

대사증후군 환자의 1일 평균 식품 섭취량은 1280g으로 건강한 사람 평균(1262g)과 엇비슷했다. 대사증후군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식단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것은 달걀과 우유 등 유제품이었다. 달걀의 경우 건강한 사람이 하루 30.3g  섭취한 데 비해 대사증후군 환자는 9g을 섭취하는 데 그쳤다.

 

강 교수는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혈중 루테인, 제아잔틴 같은 항산화 성분의 농도가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다"며 "달걀의 노른자에 든 루테인, 제아잔틴이 대사증후군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미국 코네티컷 대학 연구진은 대사증후군 환자에게 달걀을 12주간 제공하자 혈중 루테인, 제아잔틴 농도가 늘었다는 연구결과를 2013년 2013년 ‘푸드 앤 펑션’(Food & Function)지에 발표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대사증후군 환자의 양적 및 질적 식사섭취상태 평가)는 '한국식품영양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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