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내려올 때 더 위험. 허리 펴야 무릎 부담 줄죠

박정렬 기자 2017.03.29 11:00

통증 1주일 이상 이어지면 병원에서 정밀 진단 받아야

봄의 산은 주말마다 상춘객(賞春客)들로 붐빈다. 하지만 가벼운 마음에 떠난 등산도 때에 따라 몸에 무리가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무릎 관절과 척추는 그 중에서도 가장 손상받기 쉬운 부위다. 

배낭 무게 몸무게 10% 넘지 말아야
등산은 허리 근육을 강화해주고 요통을 예방한다. 근지구력 향상, 체지방 감소 등 전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정신적 만족감은 덤이다. 하지만 잘못된 상식과 무리한 활동으로 부상을 입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 원장은 "특히 40~50세 이상 중년 여성이나 체지방 비율이 너무 낮은 마른 여성은 신체 균형을 잡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등산에서 부상을 입기 쉬운 부위로는 허리가 꼽힌다. 통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에는 급성요추 염좌가 있다. 요추(허리뼈)부위의 뼈와 뼈를 이어주는 섬유조직인 인대가 손상되어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단순히 인대만 손상되었다기 보다는 인대의 손상과 함께 근육의 비정상적 수축이 동시에 작용해 통증을 유발한다.

주된 증상은 허리통증이지만 허리통증에 더해 다른 증상이 있을 때는 요추 염좌보다 심한 손상일 수 있기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나이 많은 어르신들의 경우 퇴행성 변화로 디스크 안에 있는 수핵이 외부 틈으로 나와 신경을 압박하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사례가 많다. 이는 허리 디스크의 주요 원인이다. 

최봉춘 원장은 “급성요추염좌는 보통 1개월 정도 치료하면 환자의 90% 정도가 회복된다. 만약 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고 증상이 지속된다면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일 수 있다”며 "등산을 할 때 배낭의 무게는 자신 몸무게의 1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고, 근력이 떨어진 사람은 지팡이를 이용해 체중을 분산시켜 허리나 관절이 받는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습관적으로 삐는 발목, 연골염으로 발전 
발목이 접질리는 발목염좌도 등산객이 흔히 겪는 부상 중 하나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파스나 찜질만 등 기본적인 처치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적절한 처치를 받았는데도 통증이 이어지거나 뻐근한 느낌이 남아있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발목이 한 번 접질리면 반복되기 쉬워서다. 심한 경우 뼈와 연골이 분리되는 박리성골연골염으로 발전하거나 뼈 주변 관절의 혈액순환에 장애가 발생해 뼈 자체가 괴사하는 복사뼈 골괴사증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최봉춘 원장은 “등산 전에 스트레칭과 같은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으면 근육이 잘 놀라 등산 중에 쥐가 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만약 등산 중 경미하게라도 부상을 입었다면 찜질이나 파스 등으로 기본적인 처치를 한 후 며칠 경과를 살펴보다 증상이 심해지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의해야 할 건 오르막보다 내리막길이다. 이 때는 자기 체중의 약 3∼5배의 무게가 앞쪽으로 쏠려 근육 및 관절, 허리 등 각 부위에 영향을 미치다. 평지의 절반 수준의 속도를 유지하되 보폭을 작게 잡고 뛰지 말아야 한다. 
 
등산 전 꼭 기억해야 할 TIP [도움말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 원장]
 
허리- 배낭의 무게는 체중의 10% 이하
등산 시 허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배낭의 무게다. 이에 만일 무거운 배낭을 한쪽에만 맬 경우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한쪽으로 몰려 요통을 유발한다. 이에 배낭의 무게는 체중의 10% 이하인 것으로 선택하고 등산 중에는 늘 허리를 펴서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해야 한다.
 
무릎- 뒤쪽다리를 좀 더 구부린 자세
특히 하산 시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은 평지의 3배가 넘는다. 긴장된 자세로 무릎을 더 많이 구부리게 되기 때문. 따라서 내리막길에서는 뒤쪽 다리의 무릎을 평상시보다 더 깊숙이 구부려 앞쪽 다리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또 허리를 똑바로 세우기만 해도 무릎의 부담을 어느 정도 덜 수 있다.
 
발- 신발 끈은 확실하게
등산화 끈을 단단히 묶되 특히 발목 부분을 잘 고정시켜야 한다. 발목 부분이 느슨해질 경우 발목이 잘 지지되지 못해 발목이 삐는 등의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발 바닥에 충격을 흡수하는 깔창을 깔아 발바닥 피로를 줄여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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