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면 낙상(落傷) 사고가 특히 늘어난다. 지면이 얼어 미끄럽고, 낮은 기온으로 운동량이 부족해져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 환자는 쉽게 골절이 발생하고, 심각한 합병증·후유증을 남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이 65세 이상 고령자 사고 사례(2012~2014)를 분석한 결과, 전체 1만2195건 중 48.9%인 5966건이 낙상 사고였다. 계절별로 겨울이 4643건(38.1%)로 가장 많았다. 봄·여름·가을은 각각 2605건(21.4%), 2700건(22.1%), 2247건(18.4%)에 불과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전영수 교수는 “고령 환자는 균형 감각이 떨어지고 골밀도가 낮아 살짝만 미끄러져도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다”며 “낙상으로 고관절이 골절됐다면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가 늦어지면 합병증뿐만 아니라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차 합병증 막으려면 조기수술 필요
엉덩이관절이라고 불리는 고관절은 골반뼈와 다리뼈가 이어지는 관절이다. 우리 몸의 체중을 지탱하는 것은 물론 보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말은 반대로 고관절이 망가지면 보행조차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의미다.
고관절 골절은 겉으로 알아채기 쉽지 않다. 경미한 수준의 골절은 단순한 허리통증으로 착각하기 쉽다. 따라서 넘어진 후 고관절 부위가 붓거나 멍들었다면 일단 골절을 의심하는 게 좋다.
고관절 골절의 경우 다른 부위와는 달리 석고붕대로 고정할 수 없기 때문에 뼈가 붙을 때까지 오랜 기간 침상 생활을 피할 수 없다. 이는 고령 환자에게 특히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증상 자체를 더욱 악화시킬뿐더러 욕창, 폐렴, 패혈증 같은 2차 합병증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고관절에 골절이 발생했다면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수술을 하도록 권한다. 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 건 물론,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전영수 교수는 “고령 환자일수록 수술 전후 회복과정에서 전신적인 합병증 발생 비율이 높으므로 고관절 수술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동경희대병원 고관절팀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연속 대한고관절학회에서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또한 전영수 교수는 한국과 미국에서 정형외과학 교과서로 사용 중인 ‘Operative techniques in Orthopedic surgery’의 고관절 관련 분야 집필에도 참여한 바 있다.
■ 고관절 골절 예방을 위한 생활 팁
1. 집안에 밝은 조명을 설치한다.
2. 욕실 내 미끄럼 방지 장치를 마련한다.
3. 외출 시 보행 기기나 지팡이를 사용한다.
4.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근육의 유연성을 강화한다.
5. 산책이나 가벼운 등산을 규칙적으로 한다.
6.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우유·요거트·콩·두부·김·다시마·멸치·건새우 등을 꾸준히 섭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