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방아 찧은 후 허리통증? '고관절 골절' 의심해봐야

김진구 기자 2017.02.03 08:53

환자 10명 중 8명이 노인…쉽게 부러지고 늦게 회복돼

겨울이면 낙상 환자가 급증한다. 길이 미끄러운 탓도 있지만, 운동량 부족으로 관절 유연성이 크게 떨어진 탓이 더 크다.

고관절 환자 대부분은 노인이다. 실제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전영수 교수팀이 2006~2016년 고관절 골절 수술을 받은 환자 1749명을 분석한 결과, 전체 환자의 80% 가량이 60세 이상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2015년 기준 고관절 골잘 환자는 7만7424명으로 이 가운데 81%가 60세 이상 노인이다.

 

환자 80%가 노인…골다공증·만성질환 있어 예후 나빠

 

노인의 경우 평소 앓던 만성질환 때문에 골절사고로 더 쉽게 이어지고, 회복이 더디다.

 

전 교수팀의 같은 연구에서 환자의 절반 이상(53%)이 고혈압(41%) 당뇨병(4%) 골다공증(6%)을 앓고 있었다. 이 가운데 골다공증은 작은 충격에도 골절 위험이 매우 크다. 또, 단순 골절이 아니라 분쇄 골절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전영수 교수는 “고관절 골절을 입은 환자가 1년 안에 사망할 확률은 24%나 된다”며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낙상사고가 빈발하므로 각별한 주의와 생활 예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빠른 수술이 2차 합병증과 사망 막아

고관절은 다른 관절과 달리 골절되더라도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엉덩방아를 찧은 후 붓거나 멍드는 정도가 전부다. 골절 사실을 모르는 채로 지내기 쉽다. 특히 노인들은 나이 탓으로 여기거나 단순 허리통증으로 착각해 치료를 미루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고관절 골절을 방치하면 치명적인 합병증은 물론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재빨리 조치하는 게 좋다.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 내과질환까지 있으면 회복을 위해 오랜 시간 침상에 누워있어야 한다. 다른 부위 골절과는 달리 석고로 고정시키기 어려워 회복이 더디기 때문이다. 노인이라면 회복력 자체가 떨어져 더욱 오래 걸린다. 이 과정에서 욕창, 폐렴, 패혈증 같은 2차 합병증이 쉽게 발생한다.

 

일단 고관절이 골절됐다면 나이에 관계없이 대부분 수술을 받는다.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수술 위험보다 2차 합병증으로 인한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수술을 받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수술 이후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 번 골절이 발생하면 재골절 위험이 3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전영수 교수는 “최대한 빨리 수술을 받을수록 사망률을 낮추고 회복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며 “낙상으로 고관절 골절이 의심된다면 참지 말고 일단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고관절 골절 예방을 위한 생활 속 팁

1. 집안에 밝은 조명을 설치한다.

2. 욕실 내 미끄럼 방지 장치를 마련한다.

3. 외출 시 보행기기나 지팡이를 사용한다.

4.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근육의 유연성을 강화한다.

5. 산책이나 가벼운 등산을 규칙적으로 한다.

6.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우유, 플레인 요구르트, 콩, 두부, 김, 다시마, 멸치, 건새우 등 꾸준한 영양 섭취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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