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뼈 부러진 노인, 절반은 1년 내 사망

박정렬 기자 2016.10.20 17:30

50세 이상 男 10명 중 1명 골다공증, 10대부터 관리해야

50세 이상 남성 10명 중 1명은 뼈가 약해 가벼운 충격에도 잘 부러지는 골다공증 환자다. 또 이 나이대 5명 중 2명은 뼈의 칼슘·미네랄이 정상 이하인 골감소증(골다공증 전 단계)을 앓고 있다. 하지만 증상이 없는데다 '여성 질환'이라는 잘못된 인식 탓에 남성 10명 중 4명 이하(37%)만 골다공증 검사를 받는 실정이다. 건강한 노년을 책임지는 뼈 건강의 중요성과 골다공증 예방법을 짚어본다.

   
50세 이상 남성 10명 중 1명은 골다공증, 40.8%는 골다공증 전 단계인 '골감소증'??앓고 있다. 중년 이후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10대부터 뼈 건강에 신경써야 한다. 
 
흡연, 음주, 운동부족. 중년 남성 뼈 건강 '빨간불' 
 
골다공증을 '폐경기 중년 여성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여성만큼 남성의 뼈 건강도 중년 이후로 급격히 악화한다. 실제 50세 이상 남성 10명 중 1명은 골다공증, 40.8%는 골다공증 전 단계인 '골감소증'??앓고 있다(질병관리본부, 2014년 기준). 여성은 폐경기 전후 여성호르몬 분비가 변화하면서 골다공증 확률이 높아진다. 반면, 남성은 다양한 위험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해 뼈가 서서히 약하지는 특징이 있다.
 
먼저 과도한 음주와 흡연이다. 알코올이 체내 흡수되면 간에서 비타민D 합성을 방해해 소변을 통한 칼슘 배출량이 는다. 담배의 니코틴 성분도 칼슘과 비타민D 대사에 영향을 미쳐 골밀도를 떨어트린다.
 
여성과 마찬가지로 호르몬 변화도 골다공증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테스토스테론으로부터 전환되는 에스트로겐 분비량이 함께 줄면 골 소실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 분비가 억제되지 않아 뼈가 약해진다. 운동을 위해 스테로이드제를 오래 복용했거나, 전립선암을 앓았던 경우 특히 주의해야 한다.
 
   
▲ 50세 이상 고관절 골절 경험 후 1년 후 사망률(%)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오히려 여성보다 남성에게 골다공증은 더 큰 건강 위협일 수 있다. 남성 골다공증 검사율은 37%로 여성(57.9%)보다 20% 쯤 낮다. 골다공증 관리에 소홀하다보니 약해진 뼈가 쉽게 부러지고,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져 사망률이 높아진다. 실제 50세 이상에서 고관절(엉덩이뼈) 골절 남성 환자 5명 중 1명(21%)은 1년 내 사망해 여성(14.8%)의 경우보다 6% 가량 높다. 70세 이상 대퇴(넓적다리)골절에서는 남성 절반 이상(54%)이 1년 내 사망한다. 역시 여성과 비교해 1.5배 쯤 높은 수치다.
 
 
10~30대 때 골량 높여놔야
 
대한골다공증학회는 골다공증의 예방, 관리를 위해 하루 800mg 이상 칼슘 섭취를 권한다. 칼슘은 멸치, 우유, 뱅어포 등에 많이 포함돼 있다. 음식을 통해 섭취하기 어렵다면 칼슘 보충제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단, 과도한 칼슘 보충제 섭취는 심혈관계 질환이나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있다. 고용량(1200mg 이상) 사요은 피하고, 고령층이나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 의사의 상담 후 칼슘 보충제 사용을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비타민D는 칼슘이 체내에 효과적으로 흡수되도록 돕는다. 체내 비타민D 합성을 위해 매일 30분 정도 집 주변을 가볍게 산책하는 '해바라기' 생활을 추천한다. 보충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골다공증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면 적절한 근력 운동이 골절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강동성심병원 정형외과 이병훈 교수는 "뼈는 근육과 연결돼 있다. 근육을 쓸수록 뼈도 적절한 자극을 받아 튼튼해진다"고 말했다. 이 경우, 각 병원 스포츠의학센터에서 자신에게 맞는 운동 처방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골다공증 관리는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의 활동히 활발한 청소년기부터 적절한 영양 공급과 운동으로 골량(뼈의 양)을 올려두면 중년 이후 골밀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부평힘찬병원 박승준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생활에서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습관을 들이고, 무엇보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골밀도 검사 등을 받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 말했다.
 
TIP. 골절 위험도 평가 프로그램 이용해보세요.
 

 

 

 

 
 

40세 이상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개발한 '골절 위험도 예측프로그램(FRAX.사진)'으로 자신의 골절위험도를 미리 체크할 수 있다. 연령, 성별, 신장, 골절병력 등을 입력하면 10년 내 골절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다. FRAX 홈페이지(www.shef.ac.uk/FRAX)에 접속해 한국어(korean)를 선택한 뒤, 상단의 '골절 위험도 계산'에 들어가 관련 항목을 작성하면 된다. 10년 내 대퇴골 골절 위험도가 3% 이상이거나 주요 부위(척추·대퇴골·손목·상완골 포함) 골다공증 골절 위험도가 20% 이상일 때는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경우로 병원을 찾는다.

TIP2. 골다공증 생활 관리법(자료 대한골다공증학회)
 
1. 칼슘은 음식으로 섭취하고, 충분하지 않으면 칼슘 보충제를 사용한다. 폐경 전 여성과 50대 미만 남성은 하루 800~1000mg, 폐경 후 여성과 50세 이상 남성은 하루 1000~1200mg 섭취를 권장한다.
2. 비타민 D 보충제를 사용할 경우 하루 800IU이상 섭취한다.
3. 카페인 음료 섭취를 줄이고, 음식은 싱겁게 먹는다.
4. 과도한 음주는 피하고, 흡연자는 반드시 금연한다.
5. 유산소 운동 외에도 체중 부하 운동, 근력 운동, 안정성 운동 등을 함께 실시한다.
6. 낙상 예방을 위해 동반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주변 환경을 개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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