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이 높은 사람은 겨울철에 각종 심뇌혈관 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뇌혈관 벽이 풍선처럼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다 끝내 터지는 ‘뇌동맥류’를 조심하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뇌동맥류는 전체 인구의 1%에서 발견된다. 파열 전까지는 증상이 없다가 일단 터지면 사망률이 30~40%에 달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다. 극적으로 생존하더라도 영구적인 후유장애를 남기기 때문에 평소 틈틈이 관리해두는 게 이상적이다.
혈압이 높은 사람이 고위험군이다. 추위와 큰 일교차에 노출되면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면서 혈압이 올라가는데, 이때 뇌동맥류가 터질 위험이 크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고준석 교수팀이 지난 9년간(2007~2015년) 병원을 방문한 뇌동맥류 환자 1912명을 분석한 결과, 초겨울(11월)~초봄(4월) 시기에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절반(46%) 가까이는 고혈압을 앓고 있었다.
이에 대해 고준석 교수는 “추위에 노출이 잦은 겨울철이나 초봄 같은 환절기에는 혈압의 변동폭이 커져 뇌동맥류 파열 위험성이 올라간다”며 “일단 파열되면 치사율이 높기 때문에 혈압에 문제가 있다면 겨울철을 맞아 뇌동맥류 검사를 꼭 받을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겨울철 맞아 증가추세…혈압 높으면 뇌동맥류 검사 필수
뇌동맥류는 뇌혈관 CT, 뇌혈관 MRI 검사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뇌동맥류가 발견되는 경우 뇌혈관조영술과 같은 좀 더 정밀한 검사를 바탕으로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최근에는 조기 검진 활성화로 뇌동맥류가 파열되기 전에 발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뇌동맥류 치료는 수술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수술 방법은 ‘코일색전술’과 ‘클립결찰술’ 두 가지다. 각각 장단점이 있어 뇌동맥류의 크기, 위치, 모양, 환자의 나이 및 상태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게 된다.
단, 뇌동맥류 안으로 얇은 백금으로 된 코일을 넣어 파열부위를 막는 코일색전술이 개두술을 하지 않아도 되고 회복 또한 빠르기 때문에 우선적 시행 방법으로 검토되고 있다.
꾸준한 실내 운동+금주·금연으로 겨울철 혈압 관리해야
고혈압 외에도 당뇨, 흡연, 고지혈증, 비만, 스트레스, 운동부족 등이 뇌동맥류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철은 야외 활동 위축으로 운동량이 급감해 혈압 관리에 소홀해 지기 때문에 실내 운동을 통해 꾸준한 운동량을 유지하는 게 좋다. 송년회·신년회를 맞아 음주·흡연이 증가하기 쉬우므로 되도록 금주·금연을 실천해야 한다.
고 교수는 “평소 느끼지 못한 극심한 두통이나 갑작스런 의식 저하, 마비 등 증상이 보이면 뇌동맥류를 의심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수술 기술의 발전으로 치료 효과가 매우 향상되었기 때문에 뇌동맥류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사전에 검사를 통해, 치료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동경희대병원, 24시간 뇌동맥류 응급치료팀 운영
뇌동맥류파열로 인한 뇌지주막하출혈 의심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면 의료진이 가장 우선적으로 뇌CT를 시행하여 뇌지주막하출혈 여부를 확인한다.
뇌지주막하출혈이 진단되면 영상의학과와 신경외과로 알람시스템이 작동하고 곧바로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하여 뇌동맥류의 위치·크기·모양을 확인 후 두 가지 치료 방법 중 더 적합한 수술방법으로 치료하게 된다.
뇌동맥류의 재파열은 24시간에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수술을 시행하는 게 좋다.
한편,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팀은 개두술을 하지 않고 치료하는 뇌동맥류 코일색전술을 2006년 개원 이후 600례 이상을 실시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뇌혈관내수술치료 및 신경중재술치료에 대한 ‘인증의료기관’으로 선정됐다.
<뇌동맥류 이럴 때 의심해 보세요>
? 구토와 함께 갑자기 발생하는 극심한 두통
? 일반적인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두통
? 갑작스런 의식 저하
? 마비나 눈꺼풀 감김
? (구통을 동반한) 경련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