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콜레스테롤 중에서도 특히 ‘나쁜 놈’은 따로 있다

김진구 기자 2016.12.05 13:23

콜레스테롤 작고 단단할수록 당뇨병·동맥경화 위험 높여

   
 

혈압·혈당과 함께 건강한 노후를 위해 관리해야 하는 수치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콜레스테롤이다. 이때 콜레스테롤 수치는 ‘LDL-콜레스테롤’을 의미한다. 혈관 벽에 스며들어 동맥경화를 일으킨다. 우리 몸에 이로운 콜레스테롤도 있다. HDL-콜레스테롤이다. LDL-콜레스테롤을 혈관 밖으로 내보내는 특징이 있다.

 

일반적으로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100~130㎎/dl을 넘을 때 위험하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서구에서 만들어진 이 기준은 대상이 서양인이다. 동양인, 그 중에서도 한국인의 경우 이 기준을 넘지 않아도 동맥경화가 오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경향은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서 두드러졌다.

 

그런데 최근 LDL-콜레스테롤 중에서도 몸에 더 해로운 콜레스테롤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국인 당뇨병 환자에게 더 정확한 콜레스테롤 관리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는 연구 결과다.

 

LDL-콜레스테롤 낮다고 안심해선 안 돼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이지은 교수팀은 일반인 1255명을 대상으로 콜레스테롤을 정밀 분석했다. 혈당 수준에 따라 정상인이 200명(15.9%), 당뇨병 전단계가 443명(35.3%), 당뇨병 환자가 612명(48.8%)였다.

 

연구팀은 일반적인 혈액검사 방식이 아닌, 혈액을 원심분리기에 넣고 초고속으로 돌리는 방식으로 혈액 속 콜레스테롤의 크기와 밀도를 분류했다. 이를 ‘작고 단단한 콜레스테롤(sdLDL, small dense LDL)’부터, ‘크고 물에 잘 뜨는 콜레스테롤(lbLDL; large buoyant LDL)’까지 7단계로 나눴다.

 

그 결과, 콜레스테롤이 작고 단단할수록 동맥경화를 잘 일으켰다. sdLDL의 농도가 정상인에선 16%인 데 비해, 당뇨병 전단계는 19.5%, 당뇨병은 21.5%로 늘었다. sdLDL의 농도는 당뇨병 합병증을 직접 유발하는 ‘인슐린 저항성’과도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dLDL은 입자가 작기 때문에 혈액 안에 많아지면 동맥벽을 잘 뚫는다. 또, 혈관 안쪽으로 들어오면 서로 뭉쳐 끈적끈적하게 변하고, 결국에는 염증 세포를 자극하여 염증 반응을 악화시킨다. 이후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결국에는 혈관이 좁아지게 되고 결국에는 혈관이 막히고 심장병과 뇌졸중을 유발한다.

 

임수 교수는 “LDL-콜레스테롤이 높다고 전부 병이 되는 건 아니다. 반대로 낮다고 해서 안심해도 되는 것고 아니다”며 “콜레스테롤 입자가 작고 단단할수록 동맥경화를 일으킬 위험이 높으므로 이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포화지방산이 많은 음식일수록 작고 단단한 콜레스테롤이 많다. 마가린·쇼트닝·라드 같은 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은 튀김요리, 가공식품이 이에 해당한다. 쇼트닝은 주로 과자나 빵의 바삭바삭한 맛과 부드러운 질감을 내기 위해 사용한다. 라드는 돼지고기 지방을 녹인 것으로, 부드러운 맛과 단단한 질감을 내기 위해 사용한다.

 

임수 교수는 “똑같이 기름진 음식이라도 올리브오일, 들 푸른 생선, 견과류에는 물에 뜨는 가벼운 콜레스테롤이 많은 반면, 삼겹살·차돌박이나 튀김요리, 가공식품에는 작고 단단한 콜레스테롤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콜레스테롤의 입자를 확인하는 검사는 병원에서 일반적으로 하는 검사는 아니지만, 병원에 별도로 요청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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