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저리고 걸으면 아픈 허리, 신경 지나는 길 살펴야

이민영 기자 2024.10.04 08:52

중년 여성 괴롭히는 척추관협착증

나이가 들면 누구나 한 번쯤 허리 통증을 경험한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80% 이상이 평생 허리 통증을 겪는다. 이런 허리 통증의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척추관협착증’이다.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김종태 교수와 함께 척추관협착증을 알아본다.

지난해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82만 명이다. 3년 전인 2020년(165만 명)보다 10%가량 증가했다. 주된 원인은 노화와 퇴행성 변화다. 특히 50대 이후 여성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폐경기와 관련된 호르몬 변화가 척추 주변 조직을 약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척추관은 신경이 지나는 통로다. 나이가 들면 척추뼈와 뼈 사이의 탄력 조직인 디스크에 변화가 온다. 골다공증이 있는 노년층 여성은 뼈가 약해서 넘어지면 뼈가 부러지기 쉽다. 골절 때문에 활동을 잘 못 하면 체중이 늘고 비타민D 부족으로 뼈가 더 약해진다.
 

엉덩이 쥐어짜는 통증 오면 주목

척추관협착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걸을 때 엉덩이와 다리에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다. 그런데 이 통증은 앉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줄어든다. '그냥 쉬면 괜찮겠지'하고 방치하기 쉬운 이유다. 시간이 지나면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점 줄어든다. 몇 발자국만 걸어도 쉬어야 할 정도로 악화할 수 있습니다.

※척추관협착증 의심 증상

-허리,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끝이 저리거나 아프다.

-걸으면 다리가 아파서 쉬어야 하고 앉으면 통증이 줄어든다.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점 줄어든다.

-운동이나 일을 하면 통증이 심해진다.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면 통증이 줄어든다.

-등이 점점 굽어간다.

척추관협착증 치료는 보존적 치료부터 시작한다. 자세 교정, 운동요법, 약물치료, 물리 치료, 그리고 주사 시술이 포함된다. 대부분의 환자는 수술이 아닌 이러한 방법으로 증상을 조절한다. 하지만 운동 마비나 대소변 장애가 나타나면 즉시 수술해야 한다.

퇴행성 질환은 평소의 생활습관과 연관 깊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허리를 무리하게 움직이는 행동은 척추에 부담을 준다.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매주 3회 이상 40~50분 동안 걷는 것도 좋다. 김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은 서서히 진행되므로 초기 증상을 무시하지 말고 조기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간단한 스트레칭과 바른 자세가 척추 관절 주변 근력을 강화하는데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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