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근개파열 초기엔 수술 없이 콜라겐 주사로 재생 유도”

신영경 기자 2024.09.13 08:54

[인터뷰] 최경원·유순용 힘찬병원 어깨클리닉 원장

목동힘찬병원 어깨클리닉 유순용 원장(왼쪽)과 최경원 원장이 회전근개파열에 대한 비수술 치료법인 콜라겐 주사치료의 조직 재생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인성욱 객원기자 

어깨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 방향으로 회전하는 부위다. 어깨 관절을 감싸는 4개의 근육과 힘줄인 ‘회전근개’가 있어 가능하다. 하지만 회전근개도 노화 앞에선 힘을 잃는다. 퇴행성 변화로 탄력이 떨어지고 힘줄이 조금씩 끊어져 어깨 통증을 유발한다. 튼튼한 밧줄이 오래되면 삭는 것과 유사하다. 어깨는 가동 범위가 넓은 만큼 움직임이 많아 피로가 쉽게 쌓이고, 구조가 불안정해 통증 질환에 취약하다. 

사소하더라도 손상이 누적되면 문제가 커진다. 특히 회전근개는 한 번 파열되면 저절로 낫기 어렵다. 통증이 적다고 무심코 지나쳤다가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 올 수 있다. 질환이 악화하기 전에 어깨 기능 회복을 돕는 비수술적 치료로 적절히 대처하는 게 현명하다. 손상이 적은 초기라면 수술 없이 콜라겐 주사를 통해 조직을 개선할 수 있다. 힘찬병원 어깨클리닉 최경원·유순용 원장에게 회전근개파열의 특징과 효과적인 비수술 치료법을 물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회전근개파열은 왜 발생하나.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파열의 주요 원인이다. 따라서 퇴행성 변화가 빨라지는 40대 이후 환자가 가장 많다. 나이가 들수록 어깨와 팔을 연결해주는 회전근개가 약해져 파열을 일으킨다. 젊은 연령층에선 주로 배드민턴 등 팔을 많이 쓰는 스포츠를 무리하게 즐기다가 회전근개파열로 진단받는다.”

-자각할 수 있는 증상은 뭔가.
“어깨 통증이 대표적이다. 팔을 들어 올려 어깨를 움직일 때 통증을 호소한다. 하지만 증상만으론 질환을 판단하기 어렵다. 초기엔 심한 통증이 나타나지만, 회전근개가 완전히 끊어지면 장력이 사라져 오히려 증상이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통증이 사라졌다고 여겨 회전근개파열을 방치하는 경우가 적잖다. 어깨 통증이 조금이라도 느껴진다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빠른 진단과 치료가 관건일 텐데.
“그렇다. 한 번 손상된 힘줄은 웬만해선 저절로 붙지 않는다. 그래서 초기부터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야 한다. 회전근개파열은 파열 정도에 따라 부분파열과 전층파열로 구분한다. 조직 일부만 찢어진 부분파열이어도 그대로 내버려두면 완전히 구멍이 뚫린 전층파열로 악화할 수 있다. 방치하면 찢어진 부위가 더 넓어지고 힘줄이 점점 말려 올라갈 수 있어 치료가 복잡해진다. 힘줄이 완전히 끊어졌을 땐 수술이 불가피하다. 손상 정도가 크지 않다면 보존적 치료나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 고려한다. 최근엔 콜라겐 주사가 빠른 회복을 돕는 비수술적 치료로 주목받고 있다.

-콜라겐 주사치료가 다소 생소하다. 
“콜라겐은 우리 몸의 구성 성분 중 하나다. 조직과 세포를 연결하며 성장과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사실 콜라겐은 정형외과에서도 10년 전부터 사용돼 왔다. 과거엔 수술 환자에게 봉합한 조직이 다시 파열되지 않게 할 목적으로 투여해왔다. 그런데 콜라겐을 수술 받기 전 손상된 어깨 힘줄에 채워 넣으면 조직 재생을 유도해 기능 회복을 도울 수 있다. 이전까진 부분파열일 때 증상을 조절하다가 일정 부분 이상 파열이 진행되면 수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젠 콜라겐 주사로 전층파열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콜라겐 주사치료가 부분파열 환자를 위한 유용한 치료법이 될 수 있다.”

-먹는 콜라겐과 어떤 차이가 있나.
“먹는 콜라겐은 분자량이 커 관절로 흡수되는 데 한계가 있다. 일반적인 콜라겐 분자량은 30만 달톤(Da)으로 알려져 있다. 콜라겐이 위장관을 통과해 관절로 가서 효과를 일으키려면 500달톤 이하 저분자여야 한다. 결국 먹는 콜라겐은 많은 흡수 과정을 거쳐야 하고, 대부분 바깥으로 빠져나와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콜라겐 주사치료에 쓰이는 건 아텔로콜라겐이다. 일반 콜라겐이 몸에 들어오면 자체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콜라겐에 있는 펩타이드 효소 때문이다. 이를 제거해 안전하게 만든 아텔로콜라겐을 병변 부위에 주입해 치료하는 것이 콜라겐 주사다.”

-시술에 쓰이는 콜라겐 농도와 양은.
“통상 1, 3, 6% 농도로 허가된 아텔로콜라겐을 0.5㏄, 1㏄, 3㏄ 정도 사용한다. 일정한 기간을 두고 꾸준히 맞아도 되지만, 한 번에 고농도·고용량 콜라겐을 맞는 것도 가능하다. 콜라겐은 분해돼서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계속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환자가 빠른 차도를 보이면 1회 투여로 그치기도 한다. 힘찬병원에선 가장 높은 농도인 6%를 3㏄ 주사한다. 주사치료는 내시경 카메라로 보면서 이뤄지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다.”

-기대할 수 있는 치료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치료 효과는 많은 연구에서 입증됐다. 실제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의 조사 결과, 콜라겐 주사 치료를 받은 환자의 어깨 통증이 감소하고 관절 기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부터 회전근개 부분파열로 콜라겐 주사치료를 받은 환자 39명의 시술 후 평균 6.7개월이 지난 상태를 조사했다. 평가 항목인 ▶어깨 통증 정도 ▶어깨 관절 기능 ▶전방굴곡(가동 범위) ▶어깨 근력 ▶만족도의 평균 점수가 시술 전 19.9점에서 시술 후 30.7점으로 눈에 띄게 높아졌다. 보통 총점 29점 이상이면 어깨가 건강한 상태라고 평가된다. 특히 통증 정도가 시술 후에 5.9점에서 8.2점으로 39%, 어깨 관절 기능은 6.0점에서 8.5점으로 42% 향상되며 개선이 두드려졌다. 치료 효과는 일반적으로 6개월 이상 지속된다. 동일 환자군 대상으로 콜라겐 주사치료 시술 3.2주 후와 6.7개월 후의 평가 지표 평균 점수는 각각 30.1과 30.7로 비슷했다.
콜라겐 주사치료 효과를 입증한 다른 연구 결과도 있다. 가톨릭대 의과대학 연구팀이 지난 2020년 미국 스포츠의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이다. 연구팀이 회전근개 부분파열 환자를 대상으로 콜라겐 주사를 투여하고 6개월 후 MRI 검사를 시행한 결과, 아텔로콜라겐을 1㎖ 주사한 환자군의 36.7%에서 부분파열 부위가 회복돼 재생 효과가 확인됐다.”

-그만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 같다.
“치료를 받은 환자 대부분 부작용 없이 만족해하고 있다. 앞선 힘찬병원 관질의학연구소의 조사에서도 대상 환자의 90%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안전하고 부작용이 적은데도 재생 효과가 뛰어나 환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치료 전후로 주의해야 할 점은.
“콜라겐 주사치료는 절개 없이 최소 침습으로 주사해 시술 시간이 짧고 회복이 빠르다. 기저질환자도 받을 수 있을 만큼 안전하지만, 주사 후 약간의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회전근개파열은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완치 개념이 없다. 예방법도 없는 데다 재발이 잦아 평소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손상이 적을 때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는 게 최선이다. 치료 후엔 어깨를 지나치게 쓰는 행동을 더 자제해야 한다.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회전근개와 주위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면 도움 된다. 어깨 불편함이 느껴질 땐 주저 말고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실력이 입증된 병원에서 환자 상태에 맞는 적합한 치료를 받는다면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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