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심해지는 하지정맥류, 증상 따라 치료법 달리 적용해야

신영경 기자 2024.07.15 09:03

[이럴 땐 이 병원] 〈108〉진단에 맞춰 다양한 치료 시행할 수 있는 곳

◆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 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환자의 궁금증

29세 남성입니다. 달리기를 즐겨해 일주일에 2~3번 한강 주변을 달립니다. 언젠가부터 종아리 부위에 실핏줄이 보였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마라톤 대회를 앞두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던 날, 갑자기 장딴지가 붓고 쥐가 나면서 통증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고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았습니다. 초기에 시도할 수 있는 적절한 치료법과 개선해야 할 생활습관을 알고 싶어요. 
 

의사의 한 마디
: 고려대 안암병원 이식혈관외과 전흥만 교수

하지정맥류는 성인 10명 중 2명이 앓을 정도로 흔한 혈관 질환입니다. 다리 정맥 판막에 이상이 생겨 발병하죠. 정맥의 판막 이상으로 하지정맥에 역류된 피가 몰리게 되고 정맥이 팽창해 부종, 경련, 통증을 유발합니다. 특히 하지정맥류는 여름철이 되면 악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온이 상승하면 혈관이 확장하는데요, 다리에 머무는 혈액이 많아지고 주변 근육이나 피부, 신경 조직을 압박하면서 하지정맥류 증상과 통증이 심해집니다. 

 
문제는 하지정맥류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질환을 간과하기 쉽다는 점입니다. 방치하면 종아리 부위 혈관이 마치 지렁이가 기어가듯 울퉁불퉁해지면서 다리가 붓고 경련이 자주 와 쉽게 피로해집니다. 발바닥 통증과 잘 때 쥐가 자주 나는 증상도 발생합니다. 소화불량과 변비를 유발할 수도 있어요. 여성이라면 생리불순이나 생리통 등 호르몬 변화가 정맥 순환을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피부 색소 침착, 피부염, 혈관염, 출혈이 생길 뿐만 아니라 심할 경우 심부정맥혈전증과 피부 궤양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해요. 
 
하지정맥류는 증상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집니다. 초기에는 수술적 치료보단 생활습관의 변화로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적당한 운동과 휴식, 압박스타킹 착용으로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증상이 심하다면 역류로 기능을 상실한 대복재 정맥의 기능을 제거하는 것이 도움됩니다. 혈관 상태에 따라 발거술, 국소혈관절제술, 레이저수술, 혈관경화요법 등 다양한 방법을 시행할 수 있어요.

최근에는 치료법의 발달로 수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흉터도 거의 남지 않습니다. 하지정맥류와 이를 유발하는 하지정맥순환부전 증상이 나타날 경우 방치하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압박, 운동, 약물, 수술 치료 등 다양한 치료를 복합적으로 시행하면 증상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릎 부위까지 꽉 조이는 옷과 신발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발목 움직임이 편한 신발을 착용하며 다리를 자주 움직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시간 서있거나 앉아 있는 것을 피하고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자세를 바꿔줍니다.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는 것도 도움돼요. 앉아 있을 때도 다리 꼬는 자세를 삼가면서 고염식을 피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합니다. 

 
<저작권자(c)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