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러닝이 인기다. 특별한 장비 없이도 누구나 손쉽게 도전할 수 있어서다. 문제는 러닝을 가볍게 여기고 시작했다가 뜻밖의 부상을 입는 이들도 덩달아 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무릎·발목에 실리는 하중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운동하다 다치는 경우가 많다. 강남베드로병원 정형외과 강승백 원장의 도움말로 러닝 시 주의할 부상의 유형과 예방법을 짚어봤다.
러너스니(Runner's Knee)는 달릴 때 겪기 쉬운 무릎 부상을 통칭하는 용어다. 슬개골 연골연화증은 러너스니의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다. 주로 무릎을 심하게 부딪치거나 골절, 탈구를 겪을 때 나타나지만 외상이 없더라도 과도하고 무리한 운동 시 발병할 수 있다.
강 원장은 "이때는 대개 무릎 앞쪽 슬개골 주위에 둔한 통증이 나타나고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쪼그려 앉을 때,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을 때 증상이 악화하기 쉽다"고 했다. 슬개골 연골연화증은 자칫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어 통증이 심한 경우 병원을 찾아 진료받는 게 권장된다.
무릎의 외측 부위에 통증이 발생하는 장경인대 증후군도 러닝 시 주의할 질환이다. 무릎 외측에 위치하는 장경인대와 대퇴골 외측부 사이에서 일어나는 마찰 탓에 염증이 생기고 통증이 야기된다. 갑작스럽게 강도를 높여 운동할 때 나타나기 쉽다.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을 달리는 것 역시 원인이 된다. 대부분 한두 달 간 휴식을 취하고 진통소염제 복용, 물리 치료를 병행하면 증상이 완화하나 효과가 없을 때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러닝 시 부상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운동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특히 중요한 건 충분한 준비 운동이다. 강 원장은 "체온 상승과 골격근 대사 증가를 위해 10분가량 준비 운동을 하고 달리기가 끝난 후에는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의 부담을 줄이도록 한다"며 "특히 아침에 러닝을 한다면 저녁보다 체온이 느리게 상승하기 때문에 시간을 더 넉넉히 들여 준비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평상시 꾸준한 근력 운동으로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 등 달리기에 필요한 근육 부위를 강화해도 좋다. 또 일주일에 70km 이상 무리한 거리를 뛰지 않도록 하고 건강 체중을 유지하는 것 역시 관절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이다.
러닝의 유일한 장비인 운동화도 신경 쓴다. 쿠션이 있는 러닝화와 트레이닝화를 착용하면 발과 발목,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운동화는 750~880km마다 새것으로 교체해주면 좋다. 강 원장은 "러닝을 막 시작한 초보자라면 전문 선수가 신는 카본화는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며 "지나친 탄성으로 오히려 발뒤꿈치에 심한 통증이 오는 아킬레스건염을 유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