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샘암 초기엔 증상 불분명…‘이것’ 있다면 병원 찾아야

하정훈 원장 2024.04.08 09:31

떙큐서울의원 이비인후과 하정훈 원장

갑상샘암은 최근 유병률이 급격히 높아진 질환으로 특이하게도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4배가량 많다. 유방암을 제치고 여성 암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유병률이 높기 때문에 여성은 갑상샘암 증상을 인지해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갑상샘암 초기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암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야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도 진단과 치료를 망설인다면 예후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갑상샘암은 목 중간 부분 앞쪽에 위치한 갑상샘에 생기기 때문에 목과 관련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크기가 어느 정도 커지면 한쪽 갑상샘이 살짝 튀어나와 보이거나 뭔가 만져질 수 있다. 매우 딱딱하고 주변 조직에 단단히 고정돼 움직이지 않는 결절이 만져지기도 한다. 갑상샘암이 림프절로 전이돼 덩어리가 계속 커지면 목 측면에서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다. 이 덩어리는 비교적 단단하게 만져지는데 통증은 없다. 암이 커지면서 주변에 있는 성대 신경을 침범하면 목소리가 쉬거나 사레에 걸리는 증상이 생긴다. 덩어리가 커지면 음식물을 섭취할 때 목에 이물감이 느껴질 수 있고 호흡곤란을 초래하기도 한다.

쉰 목소리나 사레들리는 증상이 생긴 경우 다른 이비인후과적 혹은 신경과적인 원인의 가능성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우선 이비인후과에서 후두 내시경으로 성대 상태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후두 내시경상 일측 성대 신경 마비 증상이 발견되면 폐암이나 갑상샘암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다음 단계로 CT나 초음파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다행히 갑상샘암은 다른 암에 비하면 진행 속도가 느린 편이기 때문에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다 하더라도 다른 암에 비해 환자의 생존율이나 완치율이 높은 편이다. 다만 종류에 따라 진행 속도가 빠르고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으며 자칫 주변 조직을 많이 침범하면 치료가 더욱 까다로워질 수 있다. 따라서 갑상샘암 증상이 생겼다면 즉시 전문의의 문진과 초음파검사, 세침흡인세포검사 등을 진행해 암의 종류나 진행 정도, 결절 크기,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연령 등을 고려해 적합한 치료법을 정해야 한다.

갑상샘암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이 진행하고 증상이 발생한 경우 상당히 많이 진행한 상태다. 따라서 갑상샘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처럼 발병 위험이 높은 경우엔 정기적인 갑상샘 초음파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대체로 40세 이후 여성은 갑상샘 초음파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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