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홍조증 있다고 피부 연고 남용하지 마세요

김선영 기자 2018.11.12 16:18

원인 파악해 적절한 치료 받아야

초겨울처럼 쌀쌀해진 이맘때가 되면 안면홍조증이 있는 사람은 남모를 고충을 겪는다. 방치하면 대인관계에까지 지장을 줄 수 있어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을지대 을지병원 피부과 한태영 교수의 도움말로 안면홍조증의 치료·예방법을 알아봤다.

안면홍조증은 약간의 감정 변화나 온도 차이에도 다른 사람보다 얼굴이 쉽게, 심하게 빨갛게 달아오르고 이런 증상이 오래 지속하는 경우를 말한다. 피부에 있는 혈관은 자율신경의 조절을 받아서 늘어나거나 오므라든다. 혈관이 늘어나면 피부가 붉어지고 혈관이 오므라들면 창백해진다. 얼굴의 양 볼은 다른 부위보다 혈관 분포가 많은 데다 피부가 얇아 홍조 증상이 두드러진다.

혈관을 늘어나게 하는 원인은 자외선, 피부 질환, 알코올, 폐경기 등 다양하다. 특히 만성적으로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의 혈관을 싸고 있는 탄력 섬유가 영구히 손상돼 안면홍조증이 생길 수 있다. 술을 마셨을 때도 얼굴이 유독 빨개지는 사람이 있는데, 선천적으로 알코올 분해하는 효소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술 이외에도 홍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에는 발효성 식품, 식품첨가제 등이 있다. 뜨거운 음료나 매운 음식, 치즈나 초콜릿 등을 섭취한 후 일시적으로 홍조가 발생하기도 한다. 폐경 여성은 얼굴이 붉어지기 쉽다. 단순한 피부 질환으로 생각해 전문의의 처방 없이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는 경우가 있는데, 오랫동안 얼굴에 바르면 피부가 얇아지고 피부 밑의 혈관이 늘어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혈관 레이저 치료 3~4주 간격으로 시행
안면홍조증은 홍조가 지속적이고 과도하게 발생하면 치료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방법은 ‘혈관 레이저 치료법’이다. 혈관 레이저란 혈관에만 작용할 수 있는 단일 파장을 가진 레이저다. 레이저 치료는 증상의 심한 정도나 부위, 개인차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한 번에 20~30분씩 3~4주 간격으로 시행한다. 시술 후 잠시 얼굴이 붉어지고 부을 수는 있지만 1~2일이 지나면 가라앉고 적어도 1~2주 안에 완전히 회복된다.

여드름과 같은 원인 질환이 있을 때는 적절한 약으로 먼저 치료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폐경기 여성에게 발생하는 안면홍조증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감소 때문이므로 호르몬 치료를 병행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안면홍조증 환자는 일상 생활에서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좋다. 외출 시 마스크나 목도리로 얼굴을 감싸 급격한 온도 변화를 막는다. 혈관을 확장시키는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는 것도 방법이다. 피부 보호를 위해 목욕이나 사우나는 장시간 하지 않는다. 음주와 흡연을 금하고 맵거나 뜨거운 음식을 피한다. 자극적인 화장품이나 샤워용품은 사용하지 않는다.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피부과 한태영 교수는 “안면홍조증 환자는 일상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지만 질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의사의 처방 없이 피부 연고를 남용하는 것은 안면홍조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 반드시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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