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환자 혈관 재개통요법, 골든타임은 10시간

김선영 기자 2018.03.27 15:10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김병문 교수팀, 690명 분석 결과

뇌혈관 측부 혈류 순환에 문제가 없는 뇌졸중 환자는 뇌졸중 발생 후 최대 10시간 안에 동맥 내 재개통 치료를 받으면 회복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동맥 내 재개통 치료는 급성 허혈성 뇌졸중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대퇴동맥에 작은 도관을 삽입해 직접 막힌 뇌혈관에 접근,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몸 밖으로 끄집어내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뇌졸중 발생 후 6시간 이내에만 동맥 내 재개통 치료가 효과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김병문 교수팀과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등 전국 16개 병원 연구팀은 동맥 내 재개통 치료를 받은 환자 690명을 분석한 결과 이처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010년 9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동맥 내 재개통 치료를 받은 만 18세 이상 환자 690명을 대상으로 3개월 후 회복 여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컴퓨터단층촬영(CT) 혈관조영술에서 뇌혈관 측부 혈류가 잘 순환되는 환자는 최대 10시간 이내에 치료를 받았다면 예후가 긍정적이었다. 절반 정도가 정상에 가깝게 회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회복 정도는 일상 생활을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수정랭킹척도(mRS)'로 평가했다. mRS 0은 완전히 회복된 상태, mRS 1은 경미한 증상은 있지만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는 상태, mRS 2는 전처럼 일상 생활을 하는 건 아니지만 보조적인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보통 mRS 2까지 예후가 좋은 것으로 분류한다.

분석 결과 측부 혈류 순환에 문제가 없는 환자군 중 3시간 이내에 동맥 내 재개통 치료를 받은 경우 mRS 0이 43.4%, mRS 1이 22.6%, mRS 2가 11.3%였다. 3시간 초과 6시간 이내에 치료를 받은 환자는 mRS 0이 21.3%, mRS 1이 21.9%, mRS 2가 21.6%였다. 6시간 초과 최대 10시간 이내에 치료를 받은 환자는 mRS 0이 15.8%, mRS 1이 25.4%, mRS 2가 19.3%으로 확인됐다. 10시간 이후에는 동맥 내 재개통 치료가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관찰됐다.

반면 뇌혈관 측부 혈류 순환이 좋지 못한 환자는 증상 발생 후 6시간 이후에 동맥 내 재개통 치료를 받은 경우는 물론, 3시간만 초과해도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대부분은 뇌혈관 측부 혈류의 순환이 잘 이뤄지는 편이다. 연구 대상자 중 85%는 뇌혈관 측부 순환이 잘 발달된 환자군에 속했다. 김병문 교수는 “이 기준을 적용하면 동맥 내 재개통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증상 발생 후 다소 시간이 흘러 병원에 도착한 환자라도 동맥 내 재개통 치료를 받으면 회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 결과는 신경학-신경외과-정신의학 저널(JNNP)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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