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뇌신경 연구결과, 세계적인 뇌졸중 진료지침 바꿔

신윤애 기자 2018.02.21 11:30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연구팀, 국내 뇌졸중 분야에 우수성 입증

국제적인 뇌졸중 진료지침이 국내 연구진의 뇌신경 연구결과를 반영해 개정됐다.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김범준 교수팀은 국제 뇌졸중 표준 진료지침으로 널리 활용되는 ‘미국심장협회(AHA·American Heart Association)와 미국뇌졸중협회(ASA·American Stroke Association)’의 진료지침을 개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를 위한 조기 관리 가이드라인에 '정맥 내 혈전 용해제 투여 후 24시간 이내 경구 항혈전제 투여 고려 가능'이라는 항목 추가. [사진=분당서울대병원]

미국심장협회와 미국뇌졸중협회가 주최하는 국제 뇌졸중컨퍼런스에서는 전 세계에 뇌졸중 환자를 위한 진료지침을 발표한다. 이는 학계에서 실제 진료 현장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안내서로 꼽힌다. 지난달 컨퍼런스에서 새롭게 개정된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를 위한 조기 관리 가이드라인’이 발표됐다.

여기에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정맥 내 혈전 용해제 투여와 관련한 항목이 추가됐다. 정맥 내에 혈전 용해제를 투여하는 것은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치료법 중 하나다. 지금까지 정맥 내 혈전 용해제 치료 후 24시간 이내에는 출혈 위험도가 증가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항혈전제를 추가 투여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다.

하지만 24시간 이내 경구용 항혈전제를 추가 투여했을 때 출혈 위험성이 증가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연구팀은 “실제 항혈전제를 조기 투여할 때 츨혈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007~2015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카테터 등으로 혈관재개통 치료를 받은 뇌졸중 환자 712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조기투여군 456명(64%)과 표준투여군 256명(36%)으로 분류해 24시간 이내에 항혈전제를 추가 투여했을 때 출혈 등 합병증 위험이 증가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조기투여군 122명(26.8%), 표준투여군 88명(34.4%)에서 출혈성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범준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합병증이 발생해 오히려 조기투여군이 표준투여군보다 합병증 가능성이 44%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범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무작위로 환자를 선택해 진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항혈전제 조기 투여 시 출혈 발생률이 감소한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며 “적어도 출혈 발생률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심장협회는 '정맥 내 혈전 용해제 투여 후 24시간 이내 경구 항혈전제 투여 고려 가능'이라는 내용으로 새로운 항목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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