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고 진행 느린 갑상샘암? 무작정 수술 미루다 후회

김선영 기자 2018.03.12 10:35

모양·위치·나이 등 고려해 수술 및 절제 범위 정해야

2015년 국가암등록통계 분석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암발생률 1위 자리를 지켰던 갑상샘암이 3위로  밀려났다. 과잉진단 논란으로 건강검진 대상자가 줄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2015년 갑상샘암 발생자수는 2만5029명으로 전년도보다 19.5%(6050명) 줄었다.

갑상샘암 과잉 진단·치료 논란을 겪으면서 갑상샘암 크기가 작으면 무조건 수술이 필요없다는 인식이 번졌다. 과연 그럴까. 갑상샘암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갑상샘암은 착한 암이다?
(△) 갑상샘은 목의 앞부분 정중앙에 좌우로 배치된 내분비기관이다. 갑상샘암은 여기에 생긴 암을 총칭한다. 갑상샘암의 80~90%가 유두암이다. 종양이 퍼지는 속도가 느려 거북이암 혹은 착한 암으로 불린다. 하지만 모양과 위치에 따라 전이가 잘 되는 나쁜 종류의 암으로 변할 수 있다.
 
-암 크기가 작으면 치료가 필요 없다?
(X) 전문가들은 갑상샘암은 진단되면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미세한 암이라도 종양이 신경 가까이에 붙어 있거나 림프샘 전이가 있으면 빨리 수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 갑상샘학회에서도 갑상샘암으로 진단되면 수술을 원칙으로 한다. 갑상샘암으로 진단되면 암의 종류와 크기, 환자 나이와 병기 등을 고려해 절제 범위를 정한다.
 

-젊을수록 암 진행 속도가 빠르다?
(O) 1cm 미만의 저위험 갑상샘 유두암 환자를 대상으로 10년 동안 추적 관찰한 연구(일본 고베 구마병원) 결과에 따르면 크기가 커진 환자가 8%, 림프절 전이 환자가 3.8%에 불과했다. 또한 연령에 따라 악화 가능성에 차이가 있는데, 젊은 나이일수록 진행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은 비정상적인 세포 분열에 의한 과도한 증식으로 생긴다. 나이가 어릴수록 세포 분열이 왕성해 같은 시간 내 더 크게 자라는 경향이 있다.  
 

-갑상샘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
(O) 갑상샘 검진 인구의 절반에서 갑상샘 결절이 발견된다. 이중 5~10%가 갑생삼암으로 진단된다. 대부분의 갑상샘암은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다.  그러나 암 덩어리가 4~5㎝ 이상 커지면 주변 구조물을 압박해 증상이 나타난다. 또 크기가 작더라도 주변 조직을 침범한 경우 목에서 혹이 만져질 수 있다. 쉰 목소리가 나오면 되돌이 후두신경 주변에 갑상샘암이 발생해 성대 마비를 일으켰을 가능성을 염두해둬야 한다.
 
-갑상샘암 환자는 해조류 섭취를 피해야 한다?
(X) 갑상샘암 환자가 특별히 주의해야 할 음식은 없다. 김, 미역, 다시마 등 요오드가 많이 들어간 해조류를 피해야 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동위원소 치료(방사선 치료의 일종)를 할 때 치료를 돕고자 2주간 해조류 음식을 제한하는 내용이 와전된 것이다. 갑상샘암 환자는 골고루 섭취해 균형잡힌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도움말: 강남세브란스병원 박정수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송정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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